아침에 일어나서 밖을 보니 날씨가 참 화창했습니다 :)
그래서 이전에 갈아놓았던 커피를 내리고 굿모닝 트위터를 하는데, 한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오늘 정말 날씨가 좋네요! 그런데 앞으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걱정이에요"

비오는 날도 좋고 날씨 맑을때도 좋지만, 무엇보다 슬퍼졌던건 장마기간에 커피를 맘놓고 마시려면 원두를 볶아놓긴 해야했지요.... (컥)

마치 우리네 아주머니들 월동준비의 일부분으로 김치를 담갔다면,
난 장마준비의 일환으로 로스팅을 해서 오늘 미친듯이 로스팅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커피 관련 포스팅을 했었는데, 아시다시피 전 핸드드립 셋트를 아는 형 덕분에 삘받아 구매해버렸고, 싸게 커피 먹겠다고 원두도 아닌 생두로 시작했답니다.

근데, 예상치 않게 첫 로스팅이 실패하지 않자 더욱더 무모한 도전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이지요.

음.


제가 먹기엔 제가 만든 커피라 되게 맛있는데,,, 이미 믹스커피에 익숙한 가족들이 원두커피를 접한 후의 씁슬한 표정은 정말 가관이었지요.

그러면서 이렇게 대꾸했어요

"커피 맛을 모르는데 어떻게 커피가 맛있다 맛없다 논할 수 있어들? "

차차 마셔보면서 그 차이를 느껴보라 조언했죠. 훗.

일단 첫번째 로스팅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태워먹진 않았지만 덜 볶았었고요,,

두번째 로스팅은 케냐 AA 었는데 나름 진하게 로스팅했지요(풀시티)

그리고 오늘!

예가체프를 로스팅 해보았습니다.
사실, 예가체프를 처음에 로스팅했다가 지극히 신맛이 심해서 원래 이런건가 했는데 제가 너무 덜 볶았더군요. 누가 알려준것도 아닌 순전히 인터넷 잡학상식으로 했던거라서..


근데 오늘 로스팅은 정말 제대로 되었습니다.
MOCCA 노래와 함께 로스팅해서 그런걸까요, 로스팅을 한 세네번 하다보니 이것도 참, 사람 기분에 따라 많이 변하더군요. 오늘은 꽤나 즐거웠나봅니다. 제가.




오늘은 이놈을 로스팅했습니다. 조금 흔들려서 선예도 좀 올렸어요 !!!


로스팅을 보통 이 팬에다가 하구요, 약간 달군 뒤에 중불에서 콩들을 안에서 바깥으로 원을 그리면서 볶습니다~ 맥심 아이스커피 주문 외우듯이. @_@


이렇게 집에서 로스팅을 하고 나면 곧바로 저 분홍색 채에 담구요, 집밖으로 나와서 신나게 삽피들을 입으로 불며 원두를 냉각합니다.
아마 저희 아파트에는 이렇게 커피 볶는 사람 저밖에 없을꺼에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절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


그렇게 해서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번엔 꽤 많이 해서 아마 1주 반정도는 갈 것 같군요. 저기 있는 김밥 싸는 발은 아직 덜 떨어진 삽피를 떼내는 겁니다. 분홍색 채에 원두를 넣고 김밥사는 발로 덮은 후 신나게 흔들어줘요. 그 다음 망에 있는 원두를 체로 걸르고 거르다 보면 삽피가 자연스레 바람에 실려 날아가고 냉각도 되지요.


그렇게 하면 집안에 굳이 삽피가 흩날리지 않아도, 집안 어른들과 싸우지 않아도 맛난 커피를 먹을 수 있답니다! 저만의 노하우에요!!!


커피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맛의 차이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저도 평소 믹스커피나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아메리카노만 먹어버릇해서 몰랐는데요
케냐 AA 가 바디감이 무겁다고 했는데, 그 느낌. 맛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구요
예가체프의 기분좋은 신맛도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커피는 정말 알면 알수록 신비한 존재였네요 :)

우리 집안의 큰 변화가 있다면, 회사가 멀어 1주일에 가끔 오시는 아버지는 밥보다도 제가 만든 핸드드립 커피를 즐겨드시고, 어머니는 아침마다 커피를 해달라고 하시네요

덕분에 요즘 영어공부에 매진하는 저는 아침에 부모님 커피 대접해드려야 하기 때문에 일찍일어나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하하.


커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 한번 저질러 보세요 ! 핸드드립,
여러분이 먹는 3000원짜리 커피 집에서도 충~ 분히 해드실 수 있답니다.
더불어 부지런해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어요!! 앞으로 제 커피일지는 계속됩니다 ~_~!!


제 글이 맘에 드셨으면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게 아래의 손가락을 꾹
눌러주세요 :) 항상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 강추!)
질문은 DM으로 받을께요 @monotraveler를 팔로우해주세요!



 

날짜

2010. 6. 25. 07:33

최근 게시글

최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