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온 가족이 조금 분주했다.
새벽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서로 흩어져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왔단다. 난 조금 더 자겠다며 밍기적 거리는데 다들 너무 좋다며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돌고 오라길래 살짝 나갔다 왔는데
왠걸 생각보다 도로도 하이킹하기 좋았고 공기도 너무 시원했다.

요즘은 왠만한 법수치 펜션들이 자전거를 구비하고 있어 무료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날이 흐리지 않았다면 더욱 예뻤을 풍경


법수치에는 이렇게 작은 분교도 있다.
아마도 이제 폐교인 듯 한데.


국민학교 시절이 생각났다.


산바람 정말 시원하다. 산장을 지키는 멍멍이는 아직도 노곤하네


아직도 자다니!



이제 정든 산장과 계곡을 떠나야 한다.


산장을 떠나기 위해 주섬주섬 옷을 챙기고 법수치를 빠져나오면서 다들 한 일주일동안 조용히 머물고 싶다는 말을 했다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여기다가 펜션하나 지어드릴까요?"

오늘 마지막 코스는 삼양목장이다. 점심까지 산장에서 해결하고 나오다가 날씨를 보니 대관령이 아직도 흐릴 것 같았는데 트위터를 들어가 멘션들을 검색해보니 지금 그곳 목장에 간 사람들은 생각보다 날씨가 좋아 와도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그걸 믿고 동해 고속도로를 질주해 대관령 삼양목장에 도착했다.

삼양목장 같으면 내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곳.
그때는 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5년후의 지금은 그때에 비해 많이 변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입구가 보이고 입장권을 살 수 있는데 가격은 7천원이다. 요즘 인터넷 G매장을 가봤더니 라면을 초대권이랑 같이 넣어 팔기도 하더라. 그 안에는 정상까지 순회하는 버스비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삼양목장도 세월이 변하면서 많이 변했다.

그래도 그때의 풍경은 여전한 것 같다. 난 예전에 직접 걸어 올라갔었는데


버스를 타고 올라가니 이내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버스안은 탄성으로 가득찼다. 게다가 전망대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곳 답게 세찬 바람이 불었다. 탄성은 더 커졌다.


코스는 정말 잘 짜여져 있었다. 굳이 평상복으로 걸어도 문제 없을 만큼 산책을 하면서 사진을 찍으며 내려오면 된다. 버스를 타고 정상까지 갔다가 한시간 30분정도를 내려오면 어느새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여름에 가면 젖소와 양들이 풀을 뜯어먹는 광경도 볼 수 있다. 신기하게도 양들이 들어갈 시간이 되면 저들끼리 울음소리를 내서 축사로 이동하는게 너무 귀여웠다.

"야 빨리와 축사 통금시간이야~" 라고 하는 듯.







신기하게도 먹을것도 곧 잘 받아먹는 양들, 몇몇은 사람은 가리기도 하는데 의외로 잘 받아먹는다. 대관령 목장은 풍경도 풍경이지만 곳곳에 멋진 곳들이 참 많다.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연인이나 사진을 연습하시는 분들이 오면 참 좋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은 허파에 제대로 바람 넣고 돌아왔다.





목장을 나오면 이렇게 기념품 및 라면을 살 수 있는 휴게실이 있다. 삼양쪽 재단이다 보니 삼양 라면을 팔고 있는데 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옛날 삼양라면 한정판도 있으니 추억에 젖는 분이라면 하나씩 구입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 밖에도 아이스크림과 여러 주전부리를 팔고 있다. 게다가 나서면서 1인당 조그마한 라면도 선물로 주니 입구에서 꼭 받아갈 것!




대관령의 바람을 가득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배가 너무 고파서 횡계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터미널 근처로 향했다. 대관령 횡계의 간판은 저렇게 대관령의 마스코트가 깨알같이 박혀있다. 여름이라 조금 어울리진 않지만 나름 참 귀엽다.

저녁을 먹는 곳은 바로 횡계의 원 식당. 터미널 옆에 있어 찾기 쉽다. 굳이 여기서 유명한 황태를 먹어도 되는데 여길 온 이유는 2005년에 와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하기도 해서였다.



모든게 그대로였다. 주위에 보이는 터미널도, 그 당시 날 삼양목장에 대려다 준 택시 승강장도 모두가 그대로였다. 원 식당은 간판만 바뀌었고 가격의 변동이 좀 있었을 뿐 할머니는 여전히 손님에게 재밌는 말을 건네시며 정성스레 칼국수를 준비하셨다.

2005년에 혼자 여기 왔을때 할머니가 많이 먹으라며 거의 2인분을 주신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도 인터넷 곳곳에서 이 집에 대한 리뷰가 속속들이 올라왔었는데 알고보니 많은 분들이 찾는 맛집이었다. 물론 아는 사람만 오는 비밀스런 맛집이다. 주력은 손 칼국수 최근엔 김치찌게도 하지만 이 집의 매력은 손 칼국수다. 때마침 어떤 아저씨도 산에 갔다가 오시는지 들르셨는데 김치찌게 되냐 물었더니 할머니는 그거 안된다고 완강히 말하신다. 아저씨도 한 두번 오신 분이 아닌 듯 그럼 칼국수 주세요 하며 아무렇지않게 앉는다.

주문을 받아 그때그때 만들기 때문에 항상 양도 다르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우리가 지루하지 않게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덥지는 않은지 계속 물어봐주신다 요즘은 이런 집이 별로 없어서 난 아무래도 추억을 먹으러 또 올 것 같다. 칼국수에는 제철에 나는 여러 나물과 감자가 풍성히 들어있다. 항상 재료가 바뀌는게 이 집의 매력. 다음에 또 들를께요!

그렇게 인심이 듬뿍담긴 칼국수를 먹고 집으로 가는길 2박 3일간의 가족여행을 끝마치는 즈음 고속도로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해수욕장에서도 계곡에서도 느꼈지만 그동안 가족에게 너무 무심했던 느낌. 그리고 내가 표현하는 방법이 참 서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 고치더라도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할텐데 말이다. 앞으로는 이런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내 앞만 바라보고 달리다 보니 뒤를 돌아보는 여유가 없어 졌던거다.



가끔은 삶의 여유, 그리고 그게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서 느끼는 여행도 정말 좋은 여행 즐거운 여행이다. 다행이도 그걸 지금이라도 깨닳을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우리 가족 모두 사랑해요!!! 라고 속으로 몇번을 외쳐본다. 이제 이걸 직접 표현하기 위해 부모님과의 시간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겠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부모님과의 시간을 많이 보냈으면 한다.
항상 강해보일 것 같은 부모님, 알고보면 속은 아주 연약한 분들이시니까.

이제 부모님들의 청춘을 돌려드릴 때인 것 같다.

날짜

2010. 9. 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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