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날씨가 흐린날엔 꼭 한번 뉴욕에서 해봐야 하는 것들 #2


"우우웅..." "?"
아침에 햇살에 깬것이 아니라 비가 창문을 무차별로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신 분들을 위하야 기획된 포스팅!

"기껏 뉴욕에 왔는데 날씨가 흐리다 못해 미쳤어요"

이 챕터를 시작하기 전 여러분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몇가지 준비물이 있다는 것인데 꼭 체크해서 비오는 길 한복판에 멍하게 서있는 불상사를 맞지 않길 바란다.

<<우산>> 너무나도 당연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은근히 뉴요커들은 이따위 우산 귀찮기만 해! 하며 모자를 쓰고다니는 풍경도 비일비재하다.

<<UNLIMITED TICKET>>  아주아주 중요한 것. 뉴욕 교통 무제한 카드가 있어야만 오늘의 미션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준비한다. (1일권 7일권 30일권 어느것이든 OK)

<<비를 맞아도 ‘이쯤이야~ 괜찮아!’ 하는 호기>> 뉴욕의 비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처럼 그냥 일직선으로 내릴 거 같으면 말을 안했을 거다. 뉴욕의 빗줄기는 가끔 바람과 하나되어 물결치는 파도 처럼 바지를 적셔댄다. 가끔은 우산을 뒤집어서 망가뜨려 주시기도 함.

<<커피값>> 이왕이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자. (왜 꼭 스타벅스 커피여야만 하나요?) 라고 한다면 0.75짜리 길거리 커피 사서 리어카 옆에서 비맞아 가면서 잡수세요~ 그게 다 스타벅스 안에서 비를 감상하기 위한 것!

<<두꺼운 옷>>
 그래도 조금 추우니까 섹시한 당신 몸매 뽐낸다고 무리하다간 다음날 무쟈게 고생할 수 있으니 조심할 것.

요것만 체크해주면 되겠다.

그래도 준영씨는 분명 어딘가를 가려고 했었던거 아니에요? 아님 원래 이런 특이한 여행을 즐겨하시나요? 라고 말하지 말라. 나도 얼떨결에 하게 되었다. 상황은 이랬다.

“아 오늘은 비가 그저 주룩주룩 오네, 오늘은 역시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야 하는 것이야! 오늘은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 가서 아주 당당하게 1$ 도네이션 티켓 플리스~ 라고 말한 뒤에 열심히 빼놓지 않고 구경할테야~ 깔깔깔깔” 하며 즐거워 했었다
86st 역을 빠져나와 그 멀고 먼 박물관을 비속을 헤쳐나가 도착했더니만

“ 월요일은 쉽니다 “
“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월요일날 쉬어요..
"난 몰랐지......휴"



이를 어쩌지 하다가 너무 추워서 버스를 탔는데 왠지 내리기가 싫은 것이다. 그래서... 결국 종점까지 갔는데 이게 은근 투어 버스 같단 말이지, 음! 하다 보니 좀 괜찮아. 오 이렇게 여행하는 것도 괜찮겠군 해서 여기다 포스팅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아니 그럼 보증 되지 않은 여행을 뭣하러 해요!”

아뇨, 일단 해보시긴 하세요, 정 갈데가 없거나 한다면요. 그래도 뉴욕에 왔는데 맨하탄 거리 한번이라도 안 걸어 본다면 그건 참 돈 아깝다고 생각하거든요.


버스를 기다리는데 마음이 촉촉하다.



빗속의 여행의 여정은 이렇다. UPPER WEST에서 SOUTHFERRY 까지 가서 다시 올라오는 여정.
사실 요것만 해도 2시간은 족히 잡아 먹을 것이다. 왜냐 비가 오니까 사람도 많이 타고 차도 많이 밀리는 법이다. 그래도 그 시간이 정말 운치있다. 

일단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이든 5번가의 40번 st 위에만 계신다면 내가 제안하는 버스여행을 할 수 있다. 타야 하는 버스는 M1 버스로 이스트 할렘에서 출발해서 SOUTHFERRY 항구까지 가는 여정이다. 버스를 일단 타면 차가 가는 방향으로 맨 앞자리 오른쪽(노약자 장애인 보호석) 또는 오른쪽 창가자리에 앉는다. 사실 그 보호석도 앉아있다가 불편한 분이 계시면 바로 일어나면 되니까 유들있게 행동하면 된다.

그 좌석에 앉으면 비오는 맨해튼 거리를 앞 옆으로 모두 감상할 수 있으니 참 좋다. 버스를 타면 그냥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주시해 본다. 노래가 뉴욕과 관련된 노래 혹은 재즈 풍이면 더 좋을 것이다. M1의 루트는 5번가를 쭉 따라 가다가 40번가에서 꺾어져 Park ave를 달려 사우스 페리에 도착한다 가는 길에 멋진 거리와 상점들, 그리고 월스트리트 황소상도 볼 수 있다.





창밖의 풍경




5번가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와 F.A.O SCHWARZ 장난감 가게




사우스 페리에 도착해서 날씨가 좋아졌다면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를 타고 갔다 와도 되고 그렇지 않으면 바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면 좋다. 올라올때 주의사항, 절대 같은 버스를 타고 올라오면 안됀다. 유효하지 않는 카드라고 찍히니 다른 버스를 타자.

이번에는 6번가를 지나면서 메디슨스퀘어 가든과 한인타운, MACYS 거리를 볼 수 있는 M6번 버스를 사우스 페리에서 탈 수 있다. 확연히 5번가와는 다른 풍경으로 빗속에 쇼핑백을 든 뉴요커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버스여행이 끝나고 나서는 깔끔하게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우산을 쓰고 뉴요커와 함께 걸어 보는 것도 좋다. 나는 40st PARK Ave와 만나는 스타벅스에서 PIKE PLACE ROAST(친구의 말에 의하면 샌프란 시스코와 워싱턴,뉴욕에서 먼저 출시된 원두란다) 커피를 마셨다. 미련하게 꿀시럽이 먹고 싶어 듬뿍 넣었더니 맛이 좀 이상해지긴 했지만 꿋꿋이 먹었다.

온기가 식기전에 까페에 앉아 밖을 좀 보다가 커피를 들고 나와 돌아다녀 보자. 날씨는 의외로 커피 때문인지 선선하게 느껴지고 PARK AVE를 끼고 있는 그랜드 센트럴 역의 모습, 그리고 M1버스를 타고 왔던 그 루트를 거닐어 보면 입가에 웃음이 절로 날 것이다.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40st 5th ave - 49st 5th ave를 걷다가 록펠러 센터를 만나면 6th ave(America Ave)로 방향을 틀어 고층 빌딩 마천루가 운무에 가려진 모습도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본 촉촉한 뉴욕시내의 풍경



마천루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비오는데도 사진을 잘 찍어주는 뉴요커들 (Thanks!)



집에 돌아오면서 TARGET에 또 들러 이번엔 밀라노 과자를 샀다


비오는 날의 뉴욕은 정말로 좋았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어딜가 하며 집에만 콕 틀어박혔다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버스를 타고 뉴욕 시내를 마주하고 우산을 쓰고 걸으며 뉴욕을 느끼고,
커피한잔과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앙드레 가뇽의 음악이 분위기를 더해준다
그렇게 가슴은 뜨거워지고 이내 촉촉해진다.

비오는 뉴욕의 밤
오늘은 오드리햅번의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을 꼭 봐야겠다



참고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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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 8. 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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