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가 올 것 같다. 
언제든 비를 뿌리겠다는 기세.
오늘 계속 걷는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뭐하지?"
"그래! 첼시에 보니 미술관이 꽤 많던데 미술관을 하나하나 들려봐야겠다" 

오늘의 테마는 Gallery day
아주 간단하게 첼시에 있는 갤러리와 모마를 돌아보려고 한다. 게다가 금요일이기 때문에 모마는 16시부터 무료입장이 가능하다(TARGET 이라는 대형할인마트에서 협찬중)

첼시는 일전에 지원누나와 함께 지났던 곳,
그러나 다시 한번 가보았는데 저번에 봤던 것보다 이렇게 갤러리가 많나 싶다.
일단 가본 갤러리만 20개에 달하고 가이드북을 참조해ㅗ니 약 35개정도나 된다. 우리나라 가이드북에서는 갤러리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없고 현지에서 나오는 gallery 가이드북(4.50달러)나 첼시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는 가이드 북을 찾아야만 그나마 실존(?)해있는 갤러리를 찾을 수 있다.(갤러리는 계속해서 위치가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그때 그때 확인하자)


일전에 들렸던 첼시마켓부터 갤러리 투어 시작

 

맨 처음 갤러리를 찾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많은 갤러리들이 이사를 하고 사라진다는 것.
원하는 갤러리가 있다면 사이트에서 일단 검색해보고 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파란색 라인(C.E)를 타고 14st에서 내리면 허드슨 강이 보이는 쪽이 전부다 첼시. 소호에 있던 여러 갤러리들이 대부분 이곳으로 이주해 온 상태다.
게다가 뉴욕에서는 이 곳을 밀어줄 기세로 아예 빌딩 전체를 갤러리화 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갤러리가 계속 늘어가는 추세. 오늘 하루 갤러리를 다 봐 버려야 겠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관심있는 갤러리를 찾아서 찾아다니는게 좋다. 비유를 하자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오늘 다 볼꺼야~"하는거와 같은 이치.

그래서 맨 처음 Heal the world가 전시되어있는 갤러리부터 들러보기로 한다. 사실 다른 갤러리를 찾으러 간 것이었는데 우연히 빨려들어갔다 라는 표현이 맞다고 해야 할까. 영광스럽게도 오픈한 날 맨 처음 들어간 손님이다. 그래서 gimme coffee라는 브랜드의 커피도 실컷 마시고 즐겁게 갤러리 구경을 했다. 직원과 신나게 이야기하는 재미도 있다. 일단 그녀는 케냐 커피를 구분하지 못해 맛을 보고 구별도 해주고 한국 얘기도 하고, 오늘 참 이상하게 가끔이지만 이렇게 영어회화가 잘 되는 날도 있다.

갤러리를 빠져나와 커피 한잔을 들고 찬찬히 갤러리를 구경해본다. 갤러리들의 분위기나 첼시의 분위기나 모두 조용하고 고독하다. 그래서 혼자만의 상상에 빠지는 일이 허다한데 갤러리를 둘러보는데 있어 이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그림을 보면서 작가의 생각을 찾아내는 재미는 즐겁다. 첼시만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15개 갤러리를 둘러 볼 때 한 3시간 남짓 걸린다. 물론 아주 깊게 본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처음에는 갤러리의 '갤'자도 몰라 무작정 그림이나 봐야지 했는데 중간에 아주 운 좋게 갤러리 가이드 북과 첼시 책자를 줍게 되어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더 운 좋은건 나와 같이 다니던 할머니와 나와 미술을 보는 관점이 같아 신나게 밝은 그림만 찾아 다녔다.


갤러리를 가는도중 계단이 맘에 들어 이렇게 셀카도 찍어본다.


 
밝은 색채의 뉴욕시, 분명 야경을 표현한것 같은데, 다양한 색을 썼다.


 
이런느낌의 타이포 그래피 좋아!


거울에 비친 옆사람 도촬하기


반가운 곳, 천안 야우리에 ARARIO라는 곳이 있지 않던가? 신기한데?
알고보니 그곳과 연관되어 있었다.


갤러리 안은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예의를 차리기 위해
찍지 않았다. 난 한창 태동하는 예술가들의 영혼을 짓밟고 싶지 않아요.


첼시를 24번가까지 휘젓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흐른다. 버스를 마냥 기다리는데 오지는 않고, 지하철을 타고 MOMA가 있는 53st에서 내렸다.

역시 예상대로 사람은 엄청나게 많다. (조용하게 미술작품을 구경하고 싶다면 Target free day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오늘은 이런생각이 들었다.



Target Free day,


팔각 거울로 본 뉴욕



MoMa의 정제된 건축 리모델링은 일본인 요시오 타니구치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일구었다.


예술을 자유롭게 즐길 줄 아는 뉴요커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내가 미술을 하고싶다 느꼈던 그림이었다. 단지 미술책에서 봤을뿐인데....
알고보니 그도 나와 같은 적녹색약. 고흐의 그림은 색약인 사람들이 더 정확히
감상할 수 있다던데, 난 그림을 보고 10분이나 멍하게 서있었다.
색약이 무슨 미술이라고.. 한창 디자인을 한다고 난리를 쳤었는데, 것때문에 미대를 붙어서도 다시 재수를 해서 지금의 전공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술에 대한 미련은 있다.




우편배달부 조셉 롤랭의 초상(1898) 빈센트 반 고흐















춤(1909) 헨리 마티스
세 악사(1921)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1907) 파블로 피카소


아까 소규모 미술관의 그림은 사진으로 훔치지 않았지만
MoMa에서 사진으로 작품을 훔친것은, 마주했을 때의 그 감동을 훔치고 싶었는지도?



금발의 마릴린 먼로 - 앤디워홀






위의 사진은 영상미술이었는데, 나체의 여자가 가녀린 허리로 철조망을 엮은 훌라우프를 돌린다. 반전을 상징하는 걸까? 살점은 계속 뜯겨나간다


 
1930년대의 MoMa


 
지금의 MoMa




사람이 많아서 더 현대적이다.
라는 느낌. 오늘의 전시중 나에게 하이라이트는 모마의 건물 디자인과 세세한 편의 디자인. 그리고 Take your time 이라는 기획전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였다. 4시간 동안 관람을 했지만 마음속은 꽉 찬 느낌. 영감으로 하나 되었던 신기한 경험이었다.

모마에서 사람이 없으면 좀 허한 느낌이겠다. 사람이 북적북적 하니까 뭔가 미술관이 액티브하게 느껴진다. 가끔은 사람도 작품의 일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은 감성적으로 충만한 하루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유난히도 감성적인 사진이 많이 찍히는구나...


* 갤러리 정보
http://www.westchelseaarts.com/ 첼시 지구내 갤러리 정보 모음
http://cafe.naver.com/newyorkartstudio.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36 첼시 가이드북 이렇게 생겼습니다.
http://www.moma.org/ MoMa의 홈페이지, 현재 어떤 전시를 하고 있는지 둘러보자


* 안내지도
MoMa의 위치는 53st, 5와 6Ave 사이에 위치한다
갤러리는 대부분 10Ave-11Ave, 21-29st 에 몰려있으나 도살장으로 유명했던 미트패킹 구역이 개발되면서 권역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P.S 금일 포스팅된 MoMa의 작품들은 따로 개별 설명하지 않습니다 ^^!
P.S 2
반가운 소식인데 최근 한국 아티스트의 전시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며, 첼시에도 한국 아티스트의 작업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MoMa 디자인 스토어엔 한국발 작품들이 많고, 최근 현대에서 MoMa와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현대카드 이용자들은 입장 할인혜택까지 받을 수 있으니 꼭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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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 8. 3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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