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떠난다. 오늘 일정이 가장 타이트한 일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침은 이곳에 있겠지만 아마 저녁이 되면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코타키나발루 공항의 첫인상은 환하게 맞아주는 공항 직원들이었고 꽤 많은 일들이, 특히 너무 좋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는 곳이었는데 너무 아쉽고 더 있지 못해서 그리워 질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 저가항공 터미널까지 가는데는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그동안 이 작은 비행기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고 항상 늘 그랬듯이 그 리듬에 맞춰서 구름 사진을 위한 셔터를 찍어본다. 

그러다 어느새 도착하게 된 말레이시아 본섬. 나중에 깨닳은 사실이었는데 쿠알라룸푸르 저가항공 터미널과 메인 공항과는 불과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딴에는 쿠알라룸푸르 저가항공 터미널에서 다시 센트럴로 갔다가 다시 메인 공항으로 가는 줄 알고 버스를 미리 예매해 뒀었는데 이걸 다 취소하고 (물론 환불은 받지 못했다) . 다시 돈을 지불하고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한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다보니 그 구조를 사진찍거나 하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다. 체크인은 아직 시작 되지 않아 핸드폰을 충전하면서 잊고 온 것이 없는지 체크해본다. 신기하게도 이 공항에는 고려항공(북한 국적) 카운터도 발견했다. 지금은 갈 수 없지만 내 죽기 전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개마고원에 펜션짓기를 꼭 실현 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체크인을 하고 공항에 들어서면 이렇게 센터 허브를 중심으로 존이 4개로 나뉘어져있다. 센터 허브는 작은 숲이 조성되어 있고 천장이 뚫려있어 동물들이 들어올 수도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남아의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사실상 이쪽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허브라고 할 수 있는데 말레이시아 항공의 모객으로 인해 호주로 가는 편수가 많아지며 이쪽 환승객도 생각보다 많은 편이라고 한다. 


우리는 면세구역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고 우리를 적극 지원해주고 도와 준 지원누나를 위해 키엘 수분크림을 샀다. 면세점인데도 불구하고 사실 가격적으로는 크게 메리트가 없었다. 총 55개의 제품을 비교분석 해보는데 특별하게 한국과 비교해서 싸다는 느낌은 없다. 결론적으로 인천공항에서 면세품 쇼핑을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공항에는 이렇게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돈을 넣을 필요도 없고 각자 비밀번호를 생성해서 핸드폰 충전을 어디서나 제공하고 있다. 








가격 비교를 위해서 에스티로더의 일명 '갈색병'도 가격을 비교해 보았으나 크게 저렴하진 않은 것 같다. 




알다시피 말레이시아에는 다양한 종교, 인종이 공존하고 있다. 이렇게 메카를 향해서 기도할 수 있는 기도방도 있다. 살짝 둘러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도중이더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너무 돌아다녀 피곤하니 달달한게 마시고 싶어 커피빈에서 차이라떼를 시켜 마셨다. 제법 맛난다. 








이전까지는 저가항공을 타다가 오랜만에 메이커 항공을 타니 적응이 안된다. 싱가폴 에어라인을 타고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가는 길. 50분 밖에 걸리지 않는 비행시간때문인지 자리는 정말 텅텅 비어있다. 우리는 또 이때다 싶어 그놈의 싱가폴 슬링을 한번 시켜 마셔본다. 



다시 돌아온 싱가폴 창이공항. 창이공항은 솔직히 정말 내가 좋아하는 공항중에 하나인데, 도시적이고 미래적인 글레어 바닥보다 뭔가 푹신푹신한 느낌에 안락한 느낌을 주는 바닥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왠만한 것들은 다 이곳에서 구비할 수 있는데다 그렇게 맛있다는 비첸향도 이곳에서 다 팔고 있기 때문에 쇼핑하는데 있어서도 크게 나쁘지 않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사선이 아니라 직선으로 터미널이 쭉 나열되어 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곳곳에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으며 어트랙션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근데 이렇게 아름답고 광활한 곳에서 웃긴 일들이 벌어졌으니, 그 사건의 시발점은 역시 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지갑을 잃어버린 탓에 멘붕이 3일째 가고 있었다. 대체 뭐가 잘못된걸까 싶으면서도 그 안에 잃어버린 사진, 사람들이 내게 건넨 명함들이 아까웠고 아쉬웠다. 그렇게 멘붕이 되어 넋이 나간채로 터미널을 걷다가 화장실에 들르게 되었다. 한손에는 여권을 들고 들어갔는데 볼일을 보고 나오면서 신기한 스마일 스크린을 보게 된다. 그 스크린을 보았더니 화장실 만족도를 터치해서 고를 수 있게 해놓은 것이다. 참으로 신기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클릭한 다음 재빨리 사진을 찍으며 여권을 그 위에 올려놨던 것이다. 그리고는 완벽하게 잊고 터미널을 배회하고 있었던 것이지. 


그리고 30분정도가 지나서 알게 되었다. 바로 방송에서 내이름을 들었을 때였다.


"장준영" "장준영" T3로 오세요. 하는 방송을 처음에는 못 알아듣고 있다가 규환형이 캐치를 했다. "야 이거 니 이름 아니야? 왜 니 이름을 공항에서 부르지?" 나도 왠지 알 수 없어 벙쪄있는데 여권문제 아니라면 부를리가 없지 싶어 여권을 확인해보다가 그때 여권을 두고 나온 것을 확인했다. 


아 진짜.. 거기서 다시 한번 멘탈이 붕괴되었다. 부랴부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내가 장준영이다 했더니 증명해보일 무언가를 요구했다. 근데 여기서 또 멘붕..





지갑....도......잃어버렸잖아.........





아..

아..



이렇게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한꺼번에 일어난다. 

그래도 다행이 형이 내가 장준영이 맞다는 걸 설명하고 전혀 나와 같지 않은 포토샵 떡칠의 여권사진을 대조하고 나서야 여권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비행기 타기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 발견하게 되어서 천만다행이었다. 




그 멘붕은 생각보다 오래 갔다. 형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고 빨리 비행기를 타고 싶다고 했고 비행기를 타자마자 우리는 한국으로 가는 8시간동안 정신을 잃은 채 한국땅을 밟게 되었다. 








따듯한 나라에서 신나게 놀다가 한국에 도착해서 게이트를 지나니 찬바람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반팔로 입국했다가 캐리어를 찾자마자 두툼한 패딩부터 챙겨입는다. 그렇게 14일간의 시장조사여행은 끝나고 이제 자료 정리를 하는 일만 남았다. 














..

.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참 인상깊은 일이 생겼다. 

규환형은 지인의 소개로 소개팅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좋은 분을 소개받았다고 연락이 왔었다. 어떻게 만나게 되었냐고 물어보는데 그 계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갔던 '키나발루 산'에 상대방이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이미 다녀온 규환형은 일사천리로 대화를 풀어나가게 되었고 결국 사귀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팔불출로 그렇게 그 누나가 좋다고 하다가 


참 우연같은 인연이라고...


201년 이제 이 두분은 다시 키나발루 산으로 떠난다. 그것도 2012년 2월에 우리가 갔었던 그 시기와 비슷하게. 정확히는 우리가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던 그 때 이 분들은 한국에서 출발하게 된다. 


키나발루가 준 교훈, 그리고 키나발루산이 맺어 준 마법같은 순간들이다.



그리고, 포스팅을 발행하는 이 시간을 떠올렸다. 2012년 오늘 나는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고 그 다음날 비행기를 탔었다.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싱가포르 비행기 티켓을 부랴부랴 구했던 시간이랑 똑같네요..

우연치곤 굉장히 의미있는 오늘입니다. 다음 포스팅은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게 된 것부터 영국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감사합니다!









 

날짜

2015.02.0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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