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씨가 꾸물꾸물, 오늘의 날씨는 구름 사이로 햇살이 보일랑말랑.
간단하게 밥을 먹고 밖을 나선다. 어제보단 익숙하게 버스를 타고, 그렇게 또 트램으로 갈아 탄다. 이곳에서 트램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T라고 불린다. 난 여기서 알았는데 길을 물어볼 때 ubway station 하면 못알아듣고 T라고 하면 알아듣는단다.
또 신기한건 여기선 지하철이 막힌다는 표현도 가능하다. 정말 갑자기 전차가 선다. 전차가 지하로 다니면 지하철이 되는거고 밖으로 가면 기차가 되고. 앞 전차가 속도가 느리면 말그대로 지하철이 밀렸어요라는 변명을 할 수 있는 동네라는 것.

 진짜 재밌는 동네다. 학원가서 너 왜 늦었니 하면
"지하철이 넘 막히잖아요!!"하면 되잖아. 하하

 게다가 얼마나 덜컹대는지... 처음엔 좀 불편하지만 익숙하면 재밌을 정도. 트램을 타고PARK st 역에서 내려 Boston common 공원에 가면 이곳부터 프리덤 트레일이 시작된다.
 

보스턴 커먼 공원이다.

여기서 프리덤 트레일이란 보스턴 시내로 부터 시작해 보스턴의 문화, 역사를 두루 볼 수있는 코스로 도보에 빨간 벽돌로 길이 나있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보스턴의 역사를 모두 만날 수 있어 굳이 가이드가 필요없이, 교통체계에 대한 걱정없이 보스턴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같이 따라나선 누나는 어제 가지 못한 학원을 가야해서 헤어지기전 우리가 이곳에서 완전홀릭이 된 믹스커피? 다방커피정도의 삘나는 던킨도넛 제일 싼 커피를 사서 먹고 누님은 오전에 먼저 떠나고 나는 여행자 정보센터에서 지도 들고 트레일을 따라 나섰다.


여행자 센터의 모습, 우리나라 여행정보센터, 이정도로 예쁘게 꾸며져있는 곳은
인사동 센터밖에 본적이 없다. 한창 사람이 붐빈다는게 참 부럽다.


트레일을 나서기전 누나와 함께 공원 구석구석 누볐다.


와 여긴 아무리 생각해도 뉴잉글랜드의 느낌이 물씬이다. 건물도 멋지고 트레일을 무작정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이곳은 메사츄세츠 주 의사당

트레일을 이곳저곳 거쳐 맨 처음 도착한 곳은 의사당, 의사당을 끼고 돌면 Park'st 교회라던지 많은 공동묘지들이 보인다. 한 20분을 갔을까 King’s chapel 을 만났다. 이곳은 최초의 영국 성공회 교회로 1686년 당시 청교도 교회가 아니면 땅을 팔려는 이가 없어 공동묘지에 세워졌다. 여길 입장하려고 1$ 도네이션이 당연한줄 알고 냈더니 아무도 안내더라.. 교회에 기부한거니 좋게 생각해야지.
 

이곳이 King's Chapel

트레일을 다니다가 여러 명승지를 지나니까 반도 채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퀸시마켓이다.
야외공연이 한창인 이곳에서 사람들이 햇살을 맞으며 열심히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또다른 명물은 먹거리인 'Clam chowder soup' 조갯살을 넣어 끓인 뉴 잉글랜드 식으로 담백하고 맛있다. 씹히는 조갯살이 장난 아니게 맛있다. 퀸시 마켓 반대쪽으로도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고 더 들어가면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아주 흥미로왔던게 여기서는 랍스터가 20달러 안팎. 그냥 집에가서 쪄먹으면 되는데, 얼마나 싼 가격인지 랍스터가 그날 너무 땡기더라.
 

이곳이 퀸시마켓!


퀸시 마켓까지 닿았다면 거의 트레일의 3분의 1은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찰스리버를 건너는 트레일 코스가 있는데 이 교각 위에서 보는 보스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같은 느낌이다. 찰스강을 지나자 마자 이제 '다운타운(시내)'이 아닌 듯 급 조용해 지는 동네. 커피를 하나 사서 마시면서 조용한 이곳을 즐겨보도록 한다. 정말 개 한마리도 찾아 보기 힘든 동네, 여기를 지나 쭉 가면 바로 독립선언했던 기념탑이 나오는데 올라가려면 295개정도의 계단이니 각오는 해두시는 것이 좋다. 나중에 보니 워싱턴 기념비를 꼭 닮았네.


길을 유심히 보면 갈색 벽돌이 있다 이것이 프리덤 트레일
시장을 지나, 교각을 지나 꽤 많은 시간을 걷고나니 이곳에 닿았다
독립선언 기념탑. 위에서 보면 시내 전경이 잘 보인다

이곳을 쭉 지나서면 U.S해군 공원까지가 트레일의 끝이다. 붉은 벽돌을 잘 따라가자.
중간에 정신줄을 놓았다간 그 근방을 뱅글뱅글 돌 수 있으니까 말이다(경험해봤어요!) 이 루트는 보스턴 차사건 박물관을 가지 않아도 애지간하면 모든 명승지를 돌아보는게 다 가능하다. 원래는 이 트레일에 추가로 보스턴 미술관을 가려고 했지만 하루 잡고 가지 않는한  안에있는 유물을 다 구경못하고 못내 아쉬울게 분명하기 때문에 가지 않기로 했다.


다시 되돌아오는 길.



시간을 보았더니 이미 16:30분쯤이면 문도 닫는다 한다. 여튼 이 트레일을 다 끝내고 나니 정확히 16시쯤 된다. 16시쯤 전화하라고 했던 누나의 말에 보스턴 퀸시마켓에서 전화를 했는데 아직 수업중이라 그런지 5분 있다 전화하라고 해서 다시 PARK st 되돌아와 산책하는데 5분이 되서 전화하려니까 공중전화가 보이지가 않는다 이거 큰일인데?
다시 뉴버리로 가보기도 하고  다시 공원으로 왔는데도 공중전화가 없다. 그래서 MACY’S 백화점으로 갔다. 아까 오던길에 전화가 많아 보였기 때문, 그곳에서 날 구원해줄 전화부스로 가서 전화하니 약속보다 30분정도 늦은 시간에 전화한게 되버렸다. 누나는 벌써 퀸시마켓이라고 했다. 내가 아까 퀸시마켓이라고 했더니 거기로 가있었던 것.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MACY’s 에서 재회를 하여 차이나 타운으로 가서 누나의 추천으로 쌀국수를 먹었다.
 


Macy's 근처의 고즈넉한 거리


쌀국수에 거의 환장한다. 정말 맛있게 쌀국수 먹었다. 누나는 이거 마저 사려고 해서 내가 돈을 확 들이밀었다. “ 너 이르믄 안돼~~” 했지만 누나도 가난한 유학생인건 마찬가지니깐 난 잘했다고 생각! 아무튼 이렇게 차이나 타운에서 맛난 저녁을 먹고 찰스강이 보이는 아름다운 강변을 보다가 비가 와버려서 철수했다.  (아깐 분명 맑았는데 여기 날씨는 영국이랑 비슷하구나)

그날 저녁은 정말 성대했다. 바로 랍스터를 먹는날!!(아까 정말 먹고 싶었는데!) 룸메형이 랍스터를 가지고 오신거다. 아 정말 난 행운의 사나이!

평생 못먹어본 랍스터를 먹게 되다니 게다가 새로운 꼬마 손님과 날 스스럼없이 대해 주시는 새 이모(그렇게 불러달라 하셨다!)가 오셔서 더 즐거웠다. 아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최고의 랍스터다. 랍스터를 먹으면서 손님들의 즐거운 얘기를 듣다가 나는 어느새 먼저 잠들어버렸다.


P.S
자꾸만 생각 나는 거지만 정말 얼마나 좋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한 기억이었다 하루하루 계속 되는 멋진 파티와 좋은 사람들.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보스턴의 풍경만큼이나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날짜

2010. 8. 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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