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정의 마지막은 더 힘든 일정이다. 우리는 다시 부킷빈탕으로 와서 KLCC 수리야로 향했다. 부킷빈탕에 있는 파빌리온 뒷편으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로 가는 육교가 길게 나있다. 원래는 없었던 것이 이번에 와서 새로 생긴것인데 이를 통해 편하게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로 갈 수 있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한 30분을 걸어 공원을 가로질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 도착했다. 그때의 시간은 무려 저녁 7시. 배고픔도 잠시, 그 거대한 타워를 만나니 자동적으로 셔터를 누르게 되었다. 












아, 진짜 이 광경은 꼭 담아둬야 하겠다 싶어서 잔듸에 누워서 계속해서 셔터를 눌러대고 영상을 찍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타워를 지어냈을까, 알고보니 이것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작품.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이곳의 최고층 빌딩이다. 1992년 공사를 시작해 1999년 8월 개관하였고 88층의 쌍둥이 빌딩이며, 말레이시아가 2020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비전 2020을 상징하는 타워다. 한족은 삼성건설이 지었는데 사실 일본이 더 빨리 짓고 있다가 우리나라가 합류하게 되면서 일본을 이기기 위해 밤낮으로 지어서 결국 우리나라가 더 빨리 짓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타워다. 


이 아래에는 수리아 KLCC라는 거대 메가몰이 있는데 우리는 시간이 부족해서 일단 수리아 1층만 돌아보고 지하에 있는 수퍼마켓을 들러 그렇게나 먹고 싶던 망고스틴을 한껏 사가지고 나왔다. 안그래도 필리핀에 있을 때 엄청나게 잘 까먹는 바람에 현지인같다고 했었는데, 여기와서도 망고스틴을 양껏사서 잘만 까먹었다. 



저녁 10시 폐장시간이 되어 이곳을 나와 조용한 공원을 산책하며 도심에 있는 조그마한 상점들을 돌아 본 뒤에 부킷빈탕 뒷편에 있는 먹거리 천국인 '잘란 스트리트'에 도착했다. 


형이 하도 두리안을 먹어보고 싶어해서 두리안 하나를 사다가 그 냄새나는 츄잉껌을 양껏 먹어보고 (사실 난 이걸 엄청 좋아하는데 처음 먹어본 형은 이거 무슨 맛으로 먹냐며...) 근처에 사람 많은 음식점에 턱 걸터앉아 몇가지 밥과 사테를 시켜 타이거 맥주와 함께 밤을 보낸다. 많은 외국인들과 현지인들이 몰려다니는 이 거리는 흡사 이태원과 닮아있는 것 같다. 스믈스믈 피어오르는 연기와 기분좋은 분위기 그리고 먹거리가 오늘 하루를 정말 뿌듯하게 만들어주더라. 




















잘란 스트리트에서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 바로 내일 마지막으로 수리아 KLCC를 돌아 본 뒤에 코타키나발루로 떠나기 때문에 일찍 서둘러서 자야했고, 또 확인할 것이 아직 남아있어서 호텔로 향했다. 일찍 갔다고 쳐도 도착하니 자정이더라. 


메일이 하나 와있다. 수트라 하버 리조트에서 와 있던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우리의 구세주 지원누나가 대신 카드결제를 해주어서 며칠간 골머리를 앓고 있던 산장문제와 입산 허가 문제가 모두 풀리게 되었다. 사실상 100명밖에 들어갈 수 없는 국립공원 규정에 따라 우리가 100명에 밀려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기를 수백번, 계속 연락하고 미안하다고 싹싹빌고 공원측에서 딜레이를 해 준 결과 우리는 결국 컨펌을 받을 수 있었고 9:30분까지 공원 입구까지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제 우리는 공원 입구까지 가는 방법만 연구해내면 된다.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린다. 내일 코타키나발루까지만 잘 도착하면 되니까 조금만 힘내서 내일 일정도 잘 마무리하자는 이야기를 하며 망고스틴과 함께 잠이 든다.



날짜

2015. 1. 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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