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놀고먹고잠만자기> 휴가가 2일이 주어졌다. 필리핀 봉사활동을 마치고 부랴부랴 싱가포르로 넘어오고 이제는 말레이시아에 있다. 한번도 쉬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쏘다녔는데 정말 꿀같은 휴일을 보내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건만, 아직 내게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바로 필리핀 봉사활동에 대한 수기를 써야 했던 것. 이제야 조금 정신을 되찾나 싶었는데 다시 무거운 랩탑을 잡고 글을 써내려간다. 형은 그놈의 컴퓨터 참 오래도 쓴다고 한다. 


보르네오 호텔에서 정말 많은 배려를 해준 덕분에 편안히 쉴 수 있었다. 근데 이것도 모자라 호텔을 나서며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우리를 수트라하버 리조트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정말 살면서 처음으로 해변리조트에서 묵어본다. 한국에 있었을때도 콘도를 갔었지, 이렇게 호사를 누릴줄은 몰랐는데 뭐랄까, 이게 참 마약같아서 한번 리조트를 갔다오게 되면 계속 방문하게 되더라는 것은 무서운 사실. 우리는 2일밤을 이곳에서 머물기로 했다. 방문자용 Form을 쓰고 나면 짐을 룸까지 가져다 준다. 우리가 배정받은 룸은 2층이었다. 




입장하니 가지런히 놓여져 있던 꽃과 Welcome 초콜릿. 이런 배려심 같은거 정말 처음 느껴보는 촌놈인 나는 그저 우와! 우와! 하는 감탄사만 내뱉을 뿐이었다. 





침대에서 조금 뒹굴어보고, 욕조도 괜히 한번 들러주고 그러다가 밖에 풀장이 눈에 보여 풀장을 꼭 가봐야지 하며 벼룬다. 나는 보고서를 먼저 써놓고 쉬기로 하고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보고서를 작성한다. 






















어느정도 보고서를 써내려가고 나서 메일을 보내고, 이제 정말 꿀맛같은 휴가가 시작되었다. 리조트를 한번 쭈욱 돌아보고 나서 물에 잠깐 들어가서 쉬어보기로 한다. 수트라하버에는 수영장이 2개가 있는데 해변가에 조성된 큼지막한 풀장과 세로로 길쭉한 풀장이 있다. 우리는 비교적 사람이 적은듯 한 세로로 길쭉한 풀장에 들어가본다. 풀장에서 물장구 치는것 정말 오랜만이고 적응이 처음에는 잘 안되더니만.. 조금 적응했나 싶으니까 물에서 나오는게 아쉬울만큼 신나게 놀아본다. 



우리가 결정적으로 코타키나발루에 오게 된 이유는 바로 석양을 보기 위해서였다. 산을 등반하는 것은 정말 부수적인 이유 때문이었고, 2011년 내내 다른학교에 편입하게 되면서 정신없이 보냈던 2011년을 자축하고 내게 편안한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기에 시장조사를 하면서 겸사겸사 찾게 된 이곳에서 나름 이유있는 휴가와 함께 정신적으로 많은 치유를 받고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우리는 밤에 있는 셔틀을 타고 키나발루 시내로 가보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3링깃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물론 리조트에서 왠만한 것들은 해결할 수 있었으나, 가격대 성능비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우리는 수트라하버에서 진행하는 호핑투어와 여러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었으나 남은 돈도 그렇게 넉넉치 않았고 그런 즐길만한 것들을 모두 놓쳐왔으니 에라 모르겠다 그럼 먹는거는 제대로 먹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센터포인트로 나가게 된 것이다. 센터포인트는 말 그대로 시내의 중심에 있는 복합상가로 이곳 지하에 큰 마트가 있다. 본래 말레이시아에 오게 되면 꼭 사간다는 인스턴트 커피인 알리커피니 뭐니 하는것보다는 우리가 당장 내일 수영을 유유히 즐기면서 마실 맥주가 필요했다. 그래서 맥주 몇개를 사고 과자 큰거를 사고 규환형이 계산하려고 카드를 내밀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신용카드 뒷면에 서명이 되어있지 않은 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만 쓰던 카드를 해외에서 못쓴다고 하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우리는 바로 그 카드에 서명을 한 후에야 결제를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가 정말 좋아하던 마일로! 초코맛이 나는 분말인데 우유에 타먹으면 맛있다.





그렇게 슈퍼를 나오면서 나는 가방에 지갑을 만지작대다가 가방에 넣었고, 센터포인트 근처에 있는 시푸드 맛집인 해왕성으로 향했다. 이곳은 화교가 하는 음식점인데, 정말 신선한 해산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골라서 요리를 만들어준다. 그러기에 더욱 흥미롭고 맛이 궁금했다. 




저 바닷가재 하나를 먹고 싶었으나 알다시피 바닷가재는 큰것이 생각보다 맛이 없다. 작은것 두개가 더욱 맛있다. 그것은 보스턴에서 내가 배운 진리. 그래서 작은 것으로 한마리를 먹고 나머지를 조금 더 추가해서 바닷가재 버터구이를 메인으로 해서 먹기로 한다.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셋팅이 되는데, 땅콩, 칩스 눈에 보이는 먹을 것들은 전부다 추가요금이 붙는 것들이다. 우리는 어차피 메인요리가 거하게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저 사이드들을 모두 치워달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렇게 넉넉한 여행자가 아니니까요....






저 게요리와 바닷가재 버터구이, 그리고 추가적으로 볶음밥을 시켰는데 결론적으로 너무나 맛있게 먹고 나왔다. 지금 3년이 지난 후에야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그 맛이 혀끝에 맴도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나중에 코타키나발루를 다시 가게 된다면 나는 반드시 이곳에 다시 들를 것이다. 거하게 저녁식사를 하니 천국이 이런거구나 싶다. 해왕성을 나오며 계산을 하려는데 규환형이 또 계산을 하려한다. 형 이거 그냥 우리 카드로 계산하면 되잖아요? 했는데 내 생일겸으로 사는거라고 하며 또 카드를 긁는다. 잠깐.. 분명히 싱가포르에서 요리도 형이 샀는데 너무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다. (저는 이때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형님!) 어떻게 보면 가장 맛있고 기가막힌 순간들은 항상 형이 한턱 낸 것으로 기억된다.


아무튼 이렇게 퍼지게 먹고 나오는데, 아무 문제가 없으면 참 좋으련만.. 센터포인트에서 걸어서 리조트로 가보려고 길을 걸으며 가는데 이런 젠장 지갑이 사라졌다. 다시 해왕성으로 가봤지만 그곳에도 없다 한다. 대체 어디서 떨군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리조트로 걸어가다 깨닳았던 것이기에 오면서 떨어트렸나 하며 형에게 먼저가라, 내가 찾아보고 알아서 돌아가겠다 하며 형은 적극 만류했다. 사실 그 안에 그렇게 큰 돈이 들어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사진이라던지 필리핀 봉사활동 중에 찍었던 폴라로이드라던지 다양한 추억들이 그 안에 있었다. 그래서 꼭 찾고 싶었는데 날이 어두워 찾을길이 없다. 내일 한번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리조트로 돌아가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아무래도 슈퍼에서 잃어버린 것 같다. 가지고 다니던 가방 앞주머니에 넣었던 기억이 나는데 다시 보니 앞주머니가 터져있다. 물론 누가 찢은것이 아니라 원래 구조상 개방형이었다. 그렇기에 주머니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아뿔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그때 들었고, 그냥 그 추억과 내 개.인.정.보 모두 말레이시아 사바섬에 묻어두기로 한다. 그 다음날 아침, 괜히 속이 쓰렸다 


아 난 정말 쿨하지 못해. 다시 찾으러 갈까? 지갑?

형이 말했다. 잊어버려!


근데 잃어버린 물건이 지갑 뿐이 아니었으니... 

그것은 To Be Continue! 






 

날짜

2015.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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