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보니 꽤 늦게 일어났다.
달력을 보니 월요일 아침에다가 그 유명한 월요병이 도지는 날. 왠지 일어나고 싶지 않은 느낌이라 그런지 찌뿌둥하게 일어났다 그간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허벅지가 살짝 아프다. 예전에 목포를 갈 때 어디를 가면 좋을까 싶었는데 갓바위 일원쪽으로 가면 박물관이 밀집해있는 단지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간만에 문화생활을 해볼까 싶어서 버스를 타고 갓바위 방면으로 갔다.  

창문 밖에 서서히 뻘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하얀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갓바위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곳에는 목포 자연사 박물관과 국립 해양유물전시관 등 많은 박물관이 밀집해있는데. 오늘따라 사람이 없는걸까 사람이 거의 보이지를 않는다. 왜 없지? 이상한 낌새다. 사실 이곳에 온 주 목적은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사 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사 박물관이라 하면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 그리고 뉴욕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 생각나는데 그게 우리나라에 있을 줄 몰랐는데 우리나라에 있단다. 그래서 신기해서 꼭 가보고 싶었기도 하다. 그런데 충격적이다.

‘월 요 일 휴 무’ 

아 말도 안돼 이곳에 있는 모든 박물관이 월요일날 휴무란다.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다시 시내로 가보려고 발길을 돌렸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지. 휴무라는데, 목포 끝자락 까지 가는건 날씨가 좋지않아 내키지가 않고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찬송이형이 있는 광주에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 저 준영인데 광주가도 돼요?” 
“어 당연하지! 빨리 와! 낙지사줄게” 또 그 말에 신나서 바로 광주행 티켓을 끊고 광주로 떠났다. 광주로 가는 도중에 차 안에서 어디서 많이 본 외국인을 봤는데 제주도 ICC JEJU서 잠들었을때 봤던 벨기에 가족이다. 우와 이 사람들 광주로 가는구나. 간만에 아는 사람을 보니 반갑긴 하다.
한 한시간 반쯤 지나 광주에 도착해서 서점에서 책을 읽으며 형을 기다리니 옆구리를 누가 쿡 찌르길래 보니 형이 와있다.
“혀엉!!!!”
“야 너 완전 얼굴 시커매 졌다 왜 그래? 하하”
“제주도에서 제대로 빛받아서 그래요 흐흐”


김대중 컨벤션센터

간만에 보는 형이라서 그런가 이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광주를 들린 기념으로 형이 맛있는 낙지볶음을 사준다고 해서 대낮에 소주 한병이랑 낙지를 먹으며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서 518번을 타고 광주시내를 돌다가 왠지 김대중 컨벤션 센터가 궁금해서 그곳을 살짝 돌아보고 그 앞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날이 어둑해질 무렵 U-square로 떠났다. 사실 오늘 광주에 오는 예정이 아니었는데 간만에 또 이렇게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광주 방문을 흔쾌히 맞아주는 바람에 다시 힘내서 여행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어디로 갈꺼야?”
“아 이제 구례로 가서 지리산 등반 준비하려고요”
“이꼴로?”
“뭐 등산장비는 따로 없어서 하하”
“아 정말 대단해 넌, 정말 행운을 빈다”
“고마워요!”

그렇게 형이 행운을 빌어주고 나는 이른 저녁 구례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아무것도 없는 창가를 바라보다가 이내 잠들었다가 버스기사 아저씨의 방송에 깼다. 얼마 온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구례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내리니 정말 적막 그 자체다. 조용한 터미널을 지나서 근처 마트에서 내일 산행하면서 먹을 주전부리를 이것저것 사고 나서 혼자 터벅터벅 몇분간을 걸어 찜질방에 도착했다.

구례에 있는 찜질방은 딱 하나가 있는데 터미널에서 나와 쭉 올라가서 왼쪽으로 꺽어서 또 올라가고 광장이 나오면 다시 오른쪽으로 꺾으면 그제서야 찜질방이 보인다. 네비게이션을 도와주기로 한 친구 덕분에 못 찾을 뻔 한걸 간신히 찾았다. 내일 4:20분에 구례터미널에서 바로 버스가 있으니 일찍 자야겠다. 내일 지리산, 정말 흥분되고 기대된다. 어떤 곳일까. 

날짜

2010. 8. 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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