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일주] #14 진정한 나를 찾아라! (지리산 1박 2일 종주 - 중산리 - 진주 - 집)

“아악 다리에 알배겼어!” 다들 아우성이다. 여기저기서 알배긴 사람들이 천지. 나도 피할 수는 없었다. 새벽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한 산행이라서 그런지 몸이 굉장히 찌뿌둥하고 허벅지에 알까지 배겨서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새벽 5시에 약속한 곳으로 나와보니 누나도 알배긴거 같다고 난리다. 그래도 어떻게 하나, 일단 칼은 뽑았으니 나무라도 베어야지. 저 멀리 산봉우리를 보면서 다들 “어우 우리 어떻게 저기까지 올라가냐”하며 한숨을 짓는다. 여하튼 일출은 봐야 하니까 일찍 출발하긴 해야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산행을 시작한다. “근데 아저씨랑 꼬마는?” 누나가 물어본다. “어제 잘 때 얘기했는데 아저씨랑 꼬마는 천천히 올라간다고 저희 먼저 가랬어요” “어이구 아쉽네, 그래도 어디서 또 만나겠지 뭐” 나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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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13. 지리산은 언제나 진행형이다. (지리산 1박 2일 종주 1일차 - 세석)

우리 가족은 예전부터 지리산을 굉장히 좋아했다 어머니의 경우는 지리산 산행만 열손가락으로도 모자를 만큼 했고 나 또한 예전에 지리산, 그중에서도 뱀사골로 몇 번 휴가를 갔었기 때문에 지리산에 익숙했다. 하지만 지리산 천왕봉까지 가본 적도 없고 가볼 엄두도 내본적이 없다. 그렇지만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이왕 여행을 시작한거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으며 한해를 다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각에서는 분명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럼 제주도 한라산에서 하지 그랬어! 하긴 그렇기도 한데 한라산 정상을 오르려 했으나 시간적으로 맞지 않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아무튼 새벽 3시쯤에 일어나 주섬주섬 일어나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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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ep. 무언가 정하고 싶다면 산으로 떠나라(천왕봉 일출-마무리)

무언가 정하고 싶다면 산으로 떠나라(마무리) - 2번째 지리산 종주 3일차 지리산 종주 루트(장터목 - 중산리) 새벽 3:30분 결전의 시간 눈을 뜨자마자 친구의 무릎상태를 확인하고, 산장을 나서니 이미 모포를 쌓아놓는 창고 입구에는 한가득이 쌓여있다. 사람들의 대부분은 벌써 출발한 것 같다. 밖을 나가보니 다들 장비를 챙기는데 여념이 없다. 자칫하면 늦을수도 있겠다 싶어 조금은 서두르기로 했다. 이게 무슨사진일까요? 밑에서 설명합니다(ㅎ) 밖을 나서니 온통 깜빡깜빡 거리는 정체모를 하이얀 불빛들이다. 산을 올라가자마자 친구에게 랜턴을 켜랬더니(정작 친구 한명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건전지가 부족한지 이건 뭐 비추는건지 마는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친구가 조금씩 뒤쳐져서 랜턴의 덕을 많이 보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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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3 바람 따라 길 따라 사람 따라..(벽소령-장터목)

무언가 정하고 싶다면 산으로 떠나라(산행편) - 2번째 지리산 종주 2일차 지리산 종주 루트(벽소령 - 세석 - 장터목) 어젯밤 개미와의 동거는 끝났다. 내 몸 구석구석 이곳저곳을 기어다니면서 열심히 괴롭혔는데 내가 반응이 없어서 그런지 깊은 새벽녘이 되자 조금은 심드렁해진것 같았다. 친구는 욱신거리는 다리를 부여잡으며 물어본다 "야 오늘은 어디까지 갓!" "네~ 친구님! 오늘은 장터목까지 갑니다. 천천히 걸어가자구~~"라고........말은 하지만 워낙 빨리 걷는 날 지도 스스로 잘 알테니까 천천히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을거라고 믿는다. 내 기억으론 2007년의 세석산행은 살짝 힘들었었는데 오르막 내리막을 쉴새 없는 것으로 모자라 아마 철제 계단이 더 많아서 였을꺼다. 성삼재에서 벽소령까지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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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2 나를 위한 과정에 서서(성삼재-벽소령)

무언가 정하고 싶다면 산으로 떠나라(산행편) - 2번째 지리산 종주 지리산 종주루트 1일차 (성삼재 - 연하천 - 벽소령) 아직은 어두운 저녁이다. 덜컹거리는 기차안 분명 조용하긴 한데 자리때문일까, 왜 이렇게 잠이 들기 힘든건지... 빛 때문일까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이것저것 친구와 군대에 있을때 이야기도 하고 맥주도 마셨건만 그 긴 말꼬리 레이스에 지쳤을텐데 새벽 2시가 되서도 여전히 눈은 말똥말똥하다. 이미 기차는 전북에 진입해있다. 익산을 지나고 어느새 곡성. 곡성이라면 벌써 섬진강이 시작되었다는 얘기일테고 조금 있으면 구례구에 도착한다는 이야긴데, 시계를 보니 도착시간인 3:32분이 되려면 이제 1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억지로 눈을 붙여보지만 잠이 안온다. 친구녀석을 쓱 살펴봤더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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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1 우리는 산으로 갔다(준비)

무언가 정하고 싶다면 산으로 떠나라(준비편) - 2번째 지리산 종주 2007년 전국일주, 그 당시 계획했던 루트의 마지막 행선지로 전국일주를 마무리 짓기 위해 지리산으로 가서 큰 자신감을 찾았었다. 2008년 지리산에 위치했던 화엄사 템플스테이. 그곳에서 입대하기전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었고, 2010년 지금. 전역후 다시 그때의 자신감 넘쳤던 나를 찾기 위해 떠났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다. 약 2년. 정확히는 1년 11개월의 군생활이 끝났다. 끝났다라고 귀결하기 보단 끝나버렸다고 표현하는게 맞으려나?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제일 치열하기도 했고 제일 슬퍼하기도 했던 미련 넘쳤던 군생활이 끝나고 거의 집에서 칩거하다시피 했다. 어쩌면 그 많은 시간동안 나와 사회는 심하게 분리되어 있었고 내 눈앞에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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