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우리는 셋째날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오늘은 힌두교 성지인 이곳에서 일년에 한번있는 "타이푸삼 축제"가 있는 날이라고 한다.
타이푸삼이란 힌두교의 축제 중 하나로 1월 하순부터 2월 초순까지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이뤄지는 축제다. 그 중 백미는 셋째날이다. 첫째날은 사원과 신상을 꽃으로 꾸미고, 다음날은 신자들이 꽃과 신상으로 장식한 마차를 끌고 사원까지 간다. 셋째날은 신자 수백명이 고행을 하는데, 쇠꼬챙이를 혀, 뺨에 찌르거나 등과 가슴의 피부를 갈고리로 뚫는다. 이는 힌두교 신자들이 육체적인 고통을 통해 지난 1년간 지었던 죄를 신 앞에 속죄하고 축복을 비는 시간이다. 우리는 운이 정말 좋게도 제일 하이라이트일 때 오게 된 것이다.
질퍽질퍽한 두렁을 따라 그들과 함께 고행의 길을 함께했다. 동굴까지 이어지는 272계단을 오르면서 우리는 고행도 하지 않고 저들처럼 신상을 운반해서 계단도 오르지 않는데도 정말 그 자체가 힘들었다. 보는 자체도 힘들었고 말이다. 동굴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신비로운 동굴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엄청난 규모의 동굴인데다가 거기에 사는 원숭이들도 고행에 참여하는 듯 보였다.
물론, 조금 건방지긴 했지만. (사진 찍으려면 피하거나)
생각에 골똘히 잠긴 여자.
아무튼, 우리는 그들의 고행의 순간을 숨죽여서 보고만 있었다. 그 자체로도 정말 영광스런 광경이라고 할까, 쉽게 밖으로 나가지 못하겠더라. 어느정도 의식이 치뤄지고 나서 우리도 함께 그들과 함께 나섰다. 나와서 보니 동굴 근처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하다. 알록달록 다채로운 천을 파는 가게도 많고 음식들을 파는 가게도 정말 많다. 이런 풍경이 평소에는 보기 힘들다고 하니 참 날도 잘 정했지. 내가 다 기특하다 (하하)
쇠바늘에서 오는 고통을 감내한다.
저녁 5시가 되어 다시 센트럴로 가기 위해 간신히 기차를 탔다. 하도 행렬이 길어서 기차역 까지 가는데도 정말 힘들었고, 기차역에서 임시로 열어준 통로를 통해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가 떠나려고 하는 때에 의료봉사를 온 것 같은 간호사 무리가 한꺼번에 내렸다. 아무래도 고행이라 하더라도 불상사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급파된 것 처럼 보인다. 그들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KL 센트럴역으로 향했다.
기차를 타니 외국인은 우리 둘밖에 없었다. 다들 인도계의 주민들이었는데 형은 사진을 찍고 하느라 너무 지쳤는지 일찍 골아떨어졌다. 그런데 자면서 옆에 있던 여학생 어깨에 기대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빵터졌다. 말레이시아어를 써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귀여운 여행객 쯤으로 본 것 같다. 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참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이봐 당신들이 더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