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촌역에 처음 도착한 느낌은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느낌이다. 멍멍이 두마리가 명예역장을 하고 있고 조그마한 역이 정말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다. 짐도 맡아주신다. 걸을때 짐이 많으면 괜히 힘들어질까봐 역무실에 맡겨놓았다. 아직은 장염이 다 낫지를 않아 고생을 하다 아침마저 먹지 않고 있기는 힘들어서 죽을 먹기로 한다. 여태까지 쫄쫄 굶고 포카리스웨트로 연명하고 있었으니 본죽이라는 호사를 누려보기로 하고 시내로 가본다. 




장염이라서 죽 입자를 잘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잘게 분쇄해주셔서 덕분에 잘 먹을 수 있었다. 얼마만의 제대로 된 한끼던가 이때쯤부터 장염기가 서서히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타고 온 200번 버스. 점촌에서 문경새재 관문까지 운행하는 버스로 점촌네거리 농협하나로마트 앞에서 탔다. 시간은 10:50분 12:10분 14:10분 이런식으로 있는데 적어도 12:10분에 버스를 타야 3관문까지 갈 수 있으니 주의하자. 14:10분 차로 간다면 조금 서둘러서 움직여야 한다. 남자걸음으로도 약간 힘들 수 있으니 무조건 12:10차를 타고 새재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문경새제에서 점촌으로 다시 나오는 버스 시간을 숙지한 후 시간을 분배하도록 한다. 나는 18:10분차를 타기로 했다. 실제로 3코스에 3시에 도착했기 때문에 조금 부지런 떨면 17:20분에도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좋은 날씨가 계속 되었던 문경새재. 지나가는 비석의 문구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올라가는 치유의 길이다. 『문경새재』는 조선 태종 14년(1414년) 개통된 관도 벼슬길로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을 잇는 영남대로 중 가장 유명하며 조선시대 옛길을 대표한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초점(草岾)’으로, <동국여지승람>에는 ‘조령(鳥嶺)’으로 기록된 길로 조선시대 영남도로에서 충청도(한강유역권)와 경상도(낙동강유역권)를 가르는 백두대간을 넘는 주도로의 역할을 했다. 

문경새재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관도로 제1관문 주흘관, 제2관문 조곡관, 제3관문 조령관 등 3개의 관문과 원(院)터 등 주요 관방시설과 정자와 주막 터, 성황당과 각종 비석 등이 옛길을 따라 잘 남아 있고, 경상도 선비들의 과거길로서 수많은 설화가 내려오고 있는 등 역사적, 민속적 가치가 큰 옛길이다. 

또한 문경새재가 위치한 주흘산, 조령산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식생 경관과 옛길 주변의 계곡과 폭포, 수림터널 등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경관 가치가 뛰어나며, 문경시의 ‘옛길 걷기 체험“, ”과거길 재현“ 등 옛길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어 현대인들이 조선시대 옛길 문화 및 선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훌륭한 옛길 자원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펌)








문경새재는 아름다운 풍경에 사람들이 산책하기 좋은 길을 만들어 놓았다. 미리 다녀왔던 사람은 이 사진을 보여주면 원래 이렇게 되어있던 곳이 아닌데 정말 예쁘게 정비되었다며 신기해한다. 우리나라에 '길'문화가 대두되면서 사람들이 에코투어리즘을 추구하자 이렇게 길들도 조금씩 가꾸고 예뻐지고 있다 





문경새재로 흐르는 길은 물과 함께 흐르는 길이다. 어디든 맨발로 걷다가 발을 씻을 물도 있고 쉴만한 정자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또한 문경새재는 따로 입장료를 받지않아서 정말 편하게 산책겸 다녀올 수 있다. 







제 1관문을 지나면 이렇게 고운 모래로 되어있는 길이 나온다. 누구든 이 길을 만나면 슬리퍼를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한다. 계속 고운모래를 정비하고 있는 차들도 보인다. 햇살도 좋고 모래도 부드러우니 참 좋고, 조금씩 장염이 사그러드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 따스하고 행복한 기분이다. 






이렇게 길 초입에는 세족을 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준비되어 있고 사람들이 쉴 공간도 적당히 구비되어있어 아주 편리하다 대부분 새재길을 다 걷고 내려오시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1관문은 대부분 옛가옥을 복원해놓은 곳 또는 주막터가 있다. 또한 KBS 촬영지가 있는데 이곳에 들어가려면 별도의 입장료가 필요하다. 실제로 KBS에서 사극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 신기했다. 굳이 걷기를 위해 왔다면 촬영지를 방문하지 않고 지나쳐도 되지만 가족끼리 온 여행자라면 한번쯤은 가볼만하지 않나 생각된다. 














어느새 2관문에 들어서면 이렇게 중간중간 주막들이 있다. 오미자 막걸리를 1000원에 파는 곳도 있으니 목을 축인다고 한잔 하고 가는것도 좋을 것 같다. 사실 길만 걷다보면 지루한 사람이 있는데, 나는 오랜만에 보는 녹음이라 그런지 그냥 조용히 걷기만 해도 좋았다. 더 좋았던것은 이제 배가 아픈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장염이 많이 호전되었다는 것. 이제 조금 힘내서 3관문까지 갈 수 있겠다 싶었다. 














가끔은 이렇게 녹음 아래서 길만 터벅터벅 걷는것도 참 좋은 것 같다. 혼자서 걷는게 외로울 수도 있지만 그간에 많은 것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인생도 정리할 수 있었고 딜레마도 벗어날 수 있었고 병치레도 해결할 수 있었고. 조금만 더 올라가다보면 문경초점이라고 해서 낙동강 발원지가 있다. 많이들 데미샘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상 발원지는 두개라고 알려진다. 






장원급제길이라는 코스를 지나면 이렇게 마지막 3관문을 오를 수 있다. 갑자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내 멈추고 파아란 하늘을 보여준다. 








3관문까지 정복하였으니 이렇게 증거사진 한방 찍고..(뭔가 .... 진짜 병자같다) 아무튼, 시간이 충분하니까 이제 천천히 내려가보기로 한다. 내려가는 길은 장원급제 코스말고 금의환향 코스가 있는데 이번엔 금의환향코스로 내려가보도록 한다. 







약간 가파른 코스를 지나면 아까 만났던 3관문으로 오르는 길이 다시 이어지고 금새 2관문을 만날 수 있다. 역시 길은 돌아가는게 더 빠르다. 산도 마찬가지. 







내려오고 있는데 아직도 사극촬영중이다. 신기해서 말과 같이 관문을 내려오고 있다. 몇 팀은 촬영이 끝나 새재 초입에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러 갈 모양이다. 나는 맨발로 걸어 내려오다가 세족을 하고 다시 가뿐한 마음으로 내려간다. 지압을 했더니만 발걸음이 많이 가벼워졌다. 














돌아와서 오미자차 한잔. 문경은 알다시피 오미자로 굉장히 유명하다. 오미자로 막걸리를 만들기도 하고 이렇게 슬러시나 차로도 먹을 수 있다. 달짝지근한게 정말 맛있다. 오랜만에 사진에세이처럼 글을 써본다. 사실 걷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만 너무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특히 마음이 편해졌다.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 코스지만, 어렵지 않은 난이도를 가진 이 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그마한 것에도 웃음짓는 법을 배워간다. 스쳐지나는 사람들, 미소, 그리고 풀벌레 소리, 나와 같이 흐르는 물소리 등등 제대로 힐링을 하고 왔다. 


누군가 편하게 길을 걷고 싶다면 자신하게 추천해줄 곳은 바로 

문경새재. 문경새재에서 다시 기운을 차리고 이제 영주로 넘어간다. 






기차역 플랫폼에서 영주행 기차를 기다리며,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를 다시 읽었다. 


오늘 이 도보여행에서 얻었던 것들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더라. 

영주에 가는 내내 마음이 편해졌다. 


그냥 편해졌다. 그 풍경때문에. 


모처럼 영주에 도착, 찜질방에서 편하게 잠이 들었다. 



날짜

2012. 9.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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