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저구항으로 나와 향한 곳은 바로 거제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바람의 언덕이었다. 
해수욕장을 나와 빨간 풍차가 쉼없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궁금했는데, 가까이서 보게되니 더욱 장관이다.
사실, 빨간 풍차보다 세차게 내리치는 바람이 더 좋다. 하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풍차와 사진을 찍거나 배회하고 있는 흑염소와 사진을 찍는데, 굳이 사진을 찍는것보다 내게 더 중요했던건 이 해안 골짜기에 불어오는 바람을 벤치에 앉아서 잠시 생각에 잠겨보는게 더 좋았다. 




과자와 음료수를 사들고 벤치에 앉으니 몰려드는 흑염소 무리덕에 온전히 바람을 쐬지 못했지만 거제도의 새로운 풍경에 반해버렸다. 저구항의 아름다운 모습과 바람의 언덕의 시원함. 

여기에 오기까지는 전혀 상상해 본 적 없는 광경이었다.




바람의 언덕을 둘러싸고 있는 해안도 정말 아름다워서 눈을 뗄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가족단위거나 커플단위가 많으니 솔로들은 조심할 것




 유난히 과자를 좋아하는 흑염소님들덕에, 과자를 모두 빼앗겨버렸다...




슬슬 밤이 다가오자 바람의 언덕은 서서히 물들어간다. 처음에는 파랗게 물이 들다가 조금씩 조금씩 노란 불빛이 새어나오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쁘다. 이곳에 몇몇 펜션이 있는걸로 아는데 나중에 여자친구가 생기면 꼭 오고 싶다(................아 슬퍼)

밤이 늦어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루트를 연구하다가 부모님께서 통영을 그냥 떠나는게 너무 아쉽다고 하시며 통영에서 멍게비빔밥을 먹으러가자고 제안하셨다. 그래서 통영으로 향했는데, 마침 우리가 가려던 음식점은 밤 9시가 훌쩍 넘어 문을 모두 닫았다. 

그러다가 근처 멍게비빔밥을 하는 곳 중 불이 켜진곳을 무작정 들어갔는데, 너무 친절하고 맛있는 점포였다. 마지막 손님인 우리에게 많은 반찬과 처음 먹어보는 젓갈. 그리고 그걸 일일히 설명해주셔서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강력추천!

http://monotraveler.com/230 (통영맛집 밀물식당)

원래부터 계획없게 떠난 나도 신기한 여행자지만, 우리가족 또한 계획없이 떠나는걸 유난히 좋아한다. 잠도 그냥 찜질방에서 자면 되지라는 주의라 그런지 루트를 짜며 이렇게 새로운 장소를 알아내면 너무 좋아하고, 그 추억이 정말 오래가는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그때의 기억이 너무 새록새록하고 통영에 가면 꼭 이 음식을 먹어야지 다짐 한다. 

우리는 통영과 거제에서 새로운 추억향수를 뿌리고 돌아왔다. 나중에 이 사진과 음식의 맛을 기억하면서 또 다시 통영과 거제를 찾게 되겠지. 그럼 다음에 보자. 안녕!



 

날짜

2011. 10. 1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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