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에 갔던 뉴욕 센트럴파크도 이처럼 오밀조밀하게 생명이 살아숨쉬지는 않았다. 

우리집 근처에 있는 물향기 수목원도 분명 도심에서 굉장히 유명하다 자부하는 수목원이지만 이렇게 큰 변화를 만들어 낸 사례는 아니다. 매립지를 메워서 만든 수목원?

쌩뚱맞게 무슨 소리냐고?
내가 처음 대구수목원을 마주했을 때 느꼈던 생각이다. 매립지를 가지고 이렇게 큰 변화를 만들어 낸 수목원이 있다니. 직접 마주해본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대구수목원은 생활쓰레기 매립으로 장기간 방치되어 왔던 곳을 전국 최초로 친환경적인 녹색공간 모델을 제시해 보겠다는 목표로‘97년부터 조성에 착수하여 2002년 4월 16일 공립수목원으로 개원하였으며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복원 전국 우수 사례지로 선정된 곳으로 유명해졌다. 지금의 대구수목원은 과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변신을 했고, 찾아오는 시민들은 달라진 수목원에 대해 모두들 칭찬 일색이었다.





이른 아침, 우리의 해설사이자 어머니 같은 여경순 해설사님의 발랄할 진행을 시작으로 대구수목원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대구 수목원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고 시설이 너~어무 잘 되어있어 주말이 되면 가족 단위 관광객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대구사투리로)



대구수목원의 면적은 이렇게 꽤 큰 규모로 이루어져 있다. 꽤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면 1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은 생각보다 넓은 규모. 다양한 식생을 표시해 놓은 범례를 보니 빨리 가보고 싶어졌다. 분명 더운 여름날씬데 수목원은 시원했다. 


대구수목원은 도심권에 있는 휴식공간 답게 길 군데군데 앉아서 쉬어 갈 수 있는 곳을 마련했고 나무들 마다 해설이 되어있어 하나의 나무 백과사전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가 생물시간에 배웠거나 실습으로 접했던 다양한 식생을 직접 접할 수 있어 좋았다. 

흔히 3지리를 공부했단 말이 있다. 수능을 보는 세대에게는 익숙한 단어일텐데 3지리란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를 공부한 사람을 말한다. 3지리를 했다는 건 그만큼 지리에 애착이 강하고 지리가 재밌게 느껴진 사람들인게 대부분인데 나도 고교시절 3년간 담임선생님이 지리선생님이라서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여행지에 가면 꼭 토양을 보게 되고(중국 계림에서도 그랬지..), 나무를 보고 온대인지 냉대인지 구분하게 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나무들을 보고 지리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또,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마치 요정이 살 것같은 아름다운 아름다운 수목원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S.E.S. 유진이 나와서 DREAMS COME TRUE 뮤직비디오를 찍을 것 같다.(아참.. 이제 남의 여자지...겨..결혼축하드립니다. 크흑)

 

 

조용히 거닐고 있으면 마음이 정화될 것 같은 아름다운 대구 수목원 길. 바람이 한 가득 불때 풀잎을 스치는 소리가 감성을 자극하는 너무 좋은 수목원이다. 순간, 우리집 근처에도 이런곳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중앙에 위치한 습지원! 반가운 아이를 만났다. 부.레.옥.잠! 
 

아,.. 몇년전이지.. 내가 초등학교 때면 적어도 10살쯤이 초등학교 4학년이고 지금 나이가.. 26살이니까. 그래. 16년전....
부레옥잠을 다듬고 있던 어린시절의 내가 생각난다. 자연시간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부레옥잠의 스폰지 형을 눈으로 체험해보라며 칼로 두동강을 낸적이 있었다. 꽤 많은 양의 부레옥잠이 내 손에 의해 희생을 당해야만 했었지.

그 아이들이 멸종되지 않고 이렇게 수목원에서 숨쉬고 있다는게 감회가 새로웠다. 부레옥잠과 같이 떠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또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장구애비, 물방개, 소금쟁이.. 그 시절 나와 함께했던 생물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이곳에 온다면 이런 깨알같은 추억을 더듬어보시지 않을까? 대구 수목원은 겉으로만 나무를 심어 놓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자연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약초원에는 달달한 냄새와 함께 약초들이 심어져있다. 다양한 허브들이 제각기 초록빛깔을 뽐내고 있는데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으면 마음속이 시원해지고 치유되는 마력을 가졌다. 습지원 근처에 심어져 있으니 반드시 다녀올 것. 

 


수목원엔 이렇게 유리온실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시설들이 들어서있다. 식물수집의 기능, 학술연구의 기능, 교육적 기능, 여가의 기능, 식물 보전의 기능, 전시의 기능 등 수목원의 역할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유리온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산림문화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산림문화전시관엔 식물수집의 기능, 학술연구의 기능, 교육적 기능, 여가의 기능, 식물 보전의 기능, 전시의 기능 등 수목원의 역할을 소개함으로써 수목원이 일반공원과는 다른 차별된 시설임을 설명하는것이 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구수목원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환경을 복원의 사례를 많이 다룬것이 특징이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분명 쓰레기 매립지는 침출수와 환경오염문제로, 흔히 알고 있는 NIMBY(우리지역엔 설치하지 마세요!)현상이 나타났을 것인데 이것을 현명하게 대처한 사례. 그것도 국내 유일의 사례이기 때문에 강조할 만 하다. 전 세계적으로 몇가지 사례가 존재하는데, 영국의 밀레니엄 타운, 호주의 시드니 올림픽 공원, 미국 뉴욕의 Fresh Kills Park, 일본의 와카슈링크스․오사카 쮸르미 공원, 영국의 스톡클리 공원등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난지도를 매립하여 환원한 공원들이 상암지구에 존재한다.(최근엔 영국에서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국에 찾아오기도 한단다)

산림문화전시관은 1층에는 나무를 사용한 역사를 전시해 놓았고, 2층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있다. 미리 연락을 하고 간다면 해설사님이 약 30분에서 1시간정도 해설을 해주시기 때문에 꼭 들어볼 것. 아는 만큼 보이는 여행의 묘미!


분명 누가 관리하지 않는다면 이런 조경은 나오지 않았을 터,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수목원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대구 수목원으로 오세요!!! 역시 쿨한 대구시민들! 이래서 대구가 더 좋다. 


대구수목원을 찾은 우리는 대구시민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이곳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쓰레기 매립지였던 시절부터 근처에 거주하셨던 분 같았는데, 이렇게 바뀔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너무 아름다워 자주 찾는다고 말씀하셨고, 아이와 함께 산책나온 부부는 주말마다 수목원에 들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말씀하셨다. 

"저기요 대구 수목원을 찾는 분들을 위한 영상을 찍을 건데요! 대구 수목원을 위해서 화이팅 한번 외쳐주세요!"

살짝 고민하던 부부.

그러나. 역시 쿨한 대구시민들!
"대구 수목원으로 오세요~~!!!!!!!"


난 이래서 대구가 좋다. 

 
현재 대구가 아닌 타지사람들의 인식은 "대구는 덥다"의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또는 대구 사과라던지, 분지지형이라 강우량이 적고 마을이 옹기종기 붙어있어 도시나 교통의 요지에 위치한다는 사실도 있다. 좀 더 들어가볼까? 기온역전현상 때문에 오염물질이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수목원은 이러한 대구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해 시작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대구는 녹지공간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서도 이제 더이상 제일 더운 곳을 대구로 언급하는 일이 적어지고 있다. 녹지공간이 많아진 대구는 오염원을 처리할 수 있는 많은 허파를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쌓여있고 조금만 움직이면 계곡을 만날 수 있으며, 도심권에서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은 수목원이 위치한 대구에 사는 대구시민들이 더욱 더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관람시간 (하절기 8.31까지)
오전 9시 ~ 오후 7시
9월부터 5월까지는 오후 6시까지 개방

 
대표전화 : (053)640-4100




도보로 20분 소요됩니다. 1호선 대곡역에서 하차하세요!


 
시내버스
유천교에서 내릴 때 (도보 20분 소요)
일 반 600번, 623번, 650번, 651번, 655번, 달서3, 달성1, 달성2
고려자동차학원에서 내릴 때 (도보 20분 소요)
좌 석 706번, 649번
삼성레미안아파트에서 내릴 때 (도보 10분 소요)
일 반 604번

날짜

2011. 7. 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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