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찌부둥하게 시작해 살짝 기지개를 켜보니 신선한 공기가 몸에 베어들어온다.
후지산을 오를까 말까 하코네 과연 내가 갈 수 있을까? 했는데...드디어 가게 되었다!

아침 7시에 비교적 일찍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늦잠 없이 한치의 오차없이 일어난다. 난 핸드폰 진동에도 잠 깨는 스타일이니깐.

하코네로 가기 위해서는 신주쿠역에서 로망스카나 일반 열차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집 근처에 있는 신주쿠 역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신주쿠 역까지는 가는 길은 그냥 동네 근처가는 느낌이다. 10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라서 신나게 걸어가다 보니 이게 뭐야! 

 난 신주쿠를 근방은 거의 가봐서, 길 정도 쯤이야 마스터 했다고 생각했는데 입구는 왜 이렇게 많은지 아주 당황했지만, 표정만큼은 유유히 친구 기다리는 척하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오늘은 대성이형과의 동행, 우리는 니시신주쿠역 근처에서 만났다. 오다큐선 프리패스를 5000엔 주고 끊고 나서 형과 나의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로망스카를 타고 편하게 가느냐 그냥 오다와라까지 가는 걸 타느냐인데 처음에는 돈을 아낄까 하다가 기왕 온 김에 로망스카를 한번 체험해 보고 싶어 약 800엔정도를 주고 로망스카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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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로망스카!

날씨도 좋~~~코. 기대가 넘친다. 온천을 갈꺼라니,  꿈에 그리던 온천욕!
게다가 비행기에서 보고 싶었던 후지산을 보러 가는길이다.

자다깨다를 약간 반복하다 2시간쯤 지났을까 오다와라를 지나 이미 하코네 유모토가 다 와가고 있다. 하코네 유모토 역에서 우리는 바로 등산열차를 타고 고라역까지 가야 한다. 가이드북에서 “좋은 경치 구경하실라면 빨리 앞으로 가셔야 되요~” 라고 써있는데 내 생각보다 일본사람들 장난 없게 빠르다. 눈 깜짝 할사이에 애들이랑 다 점령해버린 앞자리. 결국엔 서서 로프웨이까지 터덜터덜 간다.

'안진다 이번엔 ~ 훗' 하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로프웨이 내리자 마자 환승하는 찰나에 난 순간 '아줌마' 가 된 줄 알았다.
“ 형 최대한 뛰어야 해염~~~~~~!!” 소리치며 달려드는 내 모습, 화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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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랏! 뛰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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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산악열차를 타고 계속 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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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올라가고 또 올라가야 한다. 헥헥

후다닥 뛰어서 그래도 앞자리에 정상적으로 안착!
'일본형 누나들 어때? 나 좀 괜찮아? 훗. 나 좀 빠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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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소운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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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로프웨이를 타고 이동한다. 유황이 올라오는게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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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후지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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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아주 그냥 계란 썩은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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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쿠다니 역에 도착했다.


앞자리에 앉긴 했으나 문제는 앞사람들이 와이드 하신건지 키가 크신건지 거의 앞은 보이지 않았고, 게다가 길어야 한 8분안으로 운행이 끝나기 때문에 시간이 짧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 시작되는 오와이다니 자연연구로를 지나는 케이블카가 장관이다. 코구멍이 붤렁붤렁 하는듯한 느낌의 연구로는 연신 계란 썩는 똥냄새를 배출하고 있다.

"아아 이것이 고향의 향내인가.."

그곳에서 잠깐 내려 계란이 나오는곳에서 여느 관광객과 다름 없이 꼭 빠짐없이 먹는다는 검은달걀을 사먹었다. 몇개 안들었는데 500엔이다. 두 봉지 씩이나 샀는데 먹어보니 그냥 계란.(다른 맛을 기대했던 내 잘못!) 여튼 3개 이상은 먹었고 개당 7년이니, 21년 이상은 똥쭐끈길때까지 살겠다. 또 다시 케이블 카를 타고 이번엔 유람선을 타러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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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삶은 달걀을 먹으면 오래산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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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자잣 그럼 오래 살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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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것. 무려 한봉지에 500엔.

냄시가 케이블카 안으로 슬슬 들어와주신다. "어이쿠 냄새"
 케이블카 안에는 한국 사람도 있고 일본 사람도 있는데 우리가 계속 일본어로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한국어를 하니까 지들끼리 수군댄다

“쟤네들 한국사람인거 알았어?”
“응 난 알았는데”

'뭐야 너희 귓속말 하고 있는데 다 들리잖아!!!!'
그래도 센스상 모른척 해줬다. 커플인데 뭐 그닥 보기 좋진 않았다. 내가 솔로기 때문에, (쳇!) 사실 부럽다고 말하지 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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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걸 타고 이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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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엔짜리 우동!

아시호수라고 했던가 푸른 빛깔 불에 두둥실 후지산이 떠있다.
여긴 봄인데 좀 추운 고원지대라 그런지 침엽수림이 자생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때 지리 좀 하신 분들은 한대 기후에 침엽수 자란다는 것 쯤은 알고 계실터, 그 풍경이 호수에 부딪혀 보석처럼 넘실대고 있다 (나 오랜만에 시적인 표현 해본다. 훗)  여기서 유람선을 타기까지는 약 1시간의 텀이 있는데 우리는 밥을 먼저 먹기로 하고 출발했다. 근데 밥 진짜 너무 비싸다. 보통이 900엔이니 유념하고 가시는게 좋겠다. 밥을 먹고 승선할때는 자리를 잘 잡는 사람이 임자. 타자마자 돛부분이나 배의 난간으로 타면 좋다.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이쪽 날씨가 쌀쌀하기 때문에 조금 추울 것은 각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 보석처럼 빛나는 풍경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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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했다!

한 40분 정도가 지나면 도착하는 역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전망이 좋은 공원과 멋진 삼나무길이 있다. 사진 찍기 정말 좋은 포인트니 절대 놓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더 좋았던 건 노을이지는 고즈넉한 풍경에 그 멋진 장면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할아버지들이었다. 할아버지들의 여유로움이 굉장히 부러웠다. 저것도 하나의 전문성의 일부분일터 그림을 그려내는 할아버지들의 우수젖은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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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200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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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그리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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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시야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아마도 이런 풍경을 그리시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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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삼나무길!


시간이 된다면 삼나무길을 지나 하코네 신사를 가는 것도 좋다. 하코네 신사는 다른 신사에 없는 청량함과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특히 오후에 가서 그런지 더욱 좋았다. 신사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멋진 도리이가 있기 때문에 함께 구경하고 하코네 유모토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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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왠지 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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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하코네 신사


버스는 오후가 다 되어가는 타임이라 그런지 엄청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 지옥버스와 다름없다 다들 저녁에 온천을 하는 사람들인듯, 유모토행에 몸을 맡긴다 우리는 서서 버스를 탑승했는데 장난 아니다. 커브길에는 서로 뒤엉켜 모두 비명을 질러댄다. 오르막길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힘겹게 하코네 유모토에 도착하고 나서는 바로 온천을 하러 갔다. 온천은 하코네 유모토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전국시대 부터 운영되어 왔다는 온천, 아담한 사이즈이지만 매우 만족스러운 온천이었다.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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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온천을 했다! 전국시대부터 유명했다고 전해진다.

온천욕을 할때 주의할께 여기는 그냥 홀라당 벗는게 아니라 가리고 들어가야 하는데 처음부터 홀라당 벗고 가니까 일본인들이 불쾌해 하는거 같다. 여기서 판단 미스와 큰 교훈을 얻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여독을 풀고 온천욕을 즐긴 그 나른함으로 열차를 타자마자 거의 졸다시피해 신주쿠에 도착했다. 물론 급행을 타고 왔다지만 약 2시간이 걸린것 같다.(올때는 로망스카를 이용하지 않았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배고파서 신주쿠에서 들른 곳은 바로 마쯔야. 도미토리에서 하도 형들이 요시노야보다는 마쯔야가 낫다는 이야기를 하신 뒤라서 마쯔야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들어갔다.

역시! 풍족한 밥과 계란과 소고기를 보는 순간 감격스러울 따름이었다. 으와 엄청 맛있었다. 나에게는 대 만족!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떨런지 모르것지만 하여간 굉장히 맛있었다. 그리고는 우리는 포만감에 제대로 뻗었다. 오늘 여행에 함께해준 대성이형과 헤어지기전 먹었던 돈키호테 앞 호떡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 유학하는 학생에게 이렇게 빌붙는건 아닌가 하고 내심 너무나 미안했다.

하코네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사실상 하코네는 하루에 갈 수도 있지만 오래 머물다 오는걸 추천하고 싶다. 볼 것이 무궁무진 하거니와 충분히 즐기고 오는 편이 좀 더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코네에는 요즘 '고덴바 프리미엄 아울렛'과 연계한 티켓이 많다고 하니 쇼핑도 겸할 수 있는 쪽으로 생각해봐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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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으로!



날짜

2010. 8. 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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