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여전히 맑았다. 좋은 사람들과 하는 여행의 설레임, 

서로 잘 모르지만 다른 배경을 어깨에 지고 이고 살아온 타인과의 첫 여행이다.

혼자하는 여행을 주제로 여행하며 만났던 다양한 것들을 삶에 녹여왔던 나로서는 모처럼 필명 모노트레블러가 아닌 스테레오 아니, 그 이상의 트레블러로서 

첫 발을 내딛는 여행이 된다. 



다시 나의 첫 여행으로 돌아가보자.

실패에 가득차 부정적인 생각만이 가득했던 시절, 나는 대관령에서 보이지 않는 어항을 만났다. 

수능도 실패하고 재수도 실패하고 가정형편이 점점 안좋아져 한창 힘든 시기에 만난 새파란 대관령의 모습은 내게 마치 거대한 어항같았다. 

파란 하늘은 수조같았고, 하얀 풍력발전기는 여과기 같았으며, 목초는 푸르게 빛나는 수초같았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극한에서 실패로 얼룩진 나의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해서 무작정 떠났던 여행. 난생 처음한 그 여행에서 느낀 나는 그저 그 어항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 그 이상도 아니었다. 



순간, 그 어항을 떠나 여행을 계속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내 인생을 한정지어버리는 투명한 어항을 벗어나보면 뭐가 달라지지 않을까?

물고기는 어항을 떠나 여행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것을 느낀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에서 설레이도록 걷자 조그마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힘을 얻으며 성장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학업스트레스에 사람스트레스에 온갖스트레스가 닥쳐와 수조에 수압이 서서히 높아질때쯤 이렇게 되뇌인다.

"어항을 떠나자" 그렇게 여행을 가면 다시 수압은 낮아졌다. 

2005년에 했던 그 여행 이후로 줄곧 나는 혼자서 여행하며 내 자신을 다독이고 돌아보고 성장했다. 그동안 모노트레블러라는 필명으로 블로그 활동을 해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혼자서 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전파하며 대리여행을 주도하곤 했었다. 


그러던 내가 다른 사람과 의미있는 여행에 동의하여 떠나보기로 했다. 

김용택시인의 섬진강이라는 시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하도 많은 시를 접해서 다른 시들은 이제 가물가물하지만 유독 '섬진강'이라는 시는 너무나 기억에 남는 시였다. 뭔가 생동감 있고 힘찬 어조라서 그럴까 지루한 고등학교 시절에 힘을 불어넣는 시였던걸로 기억한다. 

2005년의 여행 이후로 다양한 대외활동을 해오던 나는 한 동아리에서 오늘 여행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정확히 활동했던 것은 2006년이니까, 벌써 5년 전의 일이다. 한창 열정적이게 활동 했을 때 만났던 친한 형중의 하나인 Q형, 운영진으로 활동하던 친구인 샛별양이 그 주인공이다.

Q형은 벌써 5년전부터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항상 프론티어의 입장에서 내 진로에 대한 조언을 아낌없이 주었고 지금의 나를 만든 공신이기도 했다. 샛별양은 사실 잘 모르던 사이었다. 내 친구의 친구로 한다리 건너서 알게 된 친구인데, 요리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은 친구이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그렇게 시작했다. 섬진강의 시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청춘과 연결해서 조금 더 의미있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각자 다른 배경에서 다른 시각의 여행에 대해서 들어보고 청춘여행을 공유해보는거야! 우리는 그 의견에 적극 동의했다


"그거 재밌는데?"

"오빠, 얘기를 들으니까 막 설레는데요?"

하며 우리의 첫 미팅은 설레는 마음 가득담아 여행을 기다리고 꿈꾸었다. 


이제부터 청춘은 흐른다. 




 


 

날짜

2011. 10. 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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