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와서인가? 신발이 질척질척 땅이 제법 질다.
그렇지만, 오늘 가슴속의 느낌은 예전보다 훨씬 따듯하고 여유롭다.
맑은 하늘을 보며 맨하탄을 가는 것도 꽤나 오랜만이다.

예전부터 뮤지컬 하나쯤은 꼭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Wicked 라는 뮤지컬 베팅을 끊임없이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이 베팅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에잇! 더이상 시간 지체하는 것 보다는 티켓을 할인판매하는 TKTS로 가서 '메리포핀스'라는 뮤지컬을 끊어 차선책을 강구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어느순간 지배적이게 되었다. TKTS로 가니 '메리포핀스'의 티켓 오픈은 오후 3시라고 한다. 그 여분의 시간동안 뭘하고 있을까 고민하는데, 마침 저번에 센트럴파크를 들리면서 가보지 못했던 곳이 있어, 마저 산책을 해보기로 했다.

저번에 갔던 59번가 콜럼버스 서클쪽 공원 출입구쪽 보다는 중앙 입구쪽으로 들어가서 서서히 산책하기로 한다.


East 59st 번가에서 내려 영화 세렌티피티에서 유명했던, 프로즌 핫 초콜렛을 먹고
콜럼버스 서클을 지나 다시 중앙입구로 들어가는 여정



중앙입구로 들어서기 전 59번가에 위치한 블루밍데일즈, 그리고 저번에 먹기로 했지만 이미 늦은 밤이라 먹지 못했던 세렌디피티의 프로즌 핫 초콜렛을 먹고 계속 걸었다. 거리를 걷다보면 항상 보이는 밴딩머신(가판대), 오늘따라 다른건 먹고 싶지 않지만, 유난히 프렛즐이 너무나 먹고 싶었다. 프렛즐의 가격은 원래 1$가 정상가지만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그런지 몰라도 모두 1.5$뿐이다. 맛은 짜고, 밍숭맹숭한 밀가루를 씹는느낌. 차라리 필라델피아식 소프트 프렛들이 훨씬 맛있었다. 예전에 뉴욕타임즈 본사 근처 어딘가에 있었는데,



중앙입구로 들어석자, 왼편으로는 다코다아파트를 포함한, 부자아파트가 즐비하고, 중앙에는 광장으로 이어지는 큰 길이 이어져있다.
처음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은 데어리라는 Infomation 센터를 들리는 것이 좋은데, 그곳에서 지도와 관광정보, 그리고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인포메이션 센터치고는 기념품 상점 같은 느낌이 다분한데다, 지도 하나에 5달러에 육박하니 가이드북이 있다면 차라리 가이드북을 이용하는 편이 이득일 수도 있겠다.





오늘따라 유난히 조용한 공원


센트럴 파크에서 꼭 봐야할 포인트는
1. 터번앤그린
2. Sheep meadow
3. 스트로베리필드
4. Bow Bridge
5. Bethesda Terrace
6. 앨리스동상
7. 베네티에성
8.Great lawn
9. Jacqueline Kennedy Onassis Reservoir
10.Harlem meer

이렇게 열 곳이다.

지난번 방문때는 5번까지는 갔다왔기 때문에 오늘은 6번부터 가보기로 한다. 물론 다시한번 가보는 것도 좋겠지만, 워낙 공원 자체가 너무 광활한데다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터번엔그린은 그냥 까페, 그리고 베네스다 테라스는 분수공원이 있는 곳이다. 분수공원을 지나쳐 조금 더 올라가면 야구 경기장이 있다. 가끔가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 펜스를 쳐놓고 클럽 DJ가 와서 사교 스케이트 댄스타임이 펼쳐지는데 얼마나 흥겨운지 나도 그 사이로 비집고 뛰어들어 춤을 추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다.


조금 더 구경하다가, 벌써 시간이 3시가 되어 TKTS로 표를 발권하러 갔다.
3시가 갓 넘엇는데도 사람이 정말 많다. 다행이도 금방금방 줄이 빠져 20분정도 지난 다음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티켓은 8시표, 오케스트라석이다.
티켓을 끊고 다시 공원으로 가던 도중, 타임스퀘어의 명물이라고 했던 Naked Cowboy 가 오랜만에 등장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보이지 않았던걸까? 관광객에게 둘러싾여, 열심히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데 조금은 안타까움과 씁슬함이 공존했다. 예전에 인터뷰할때는 수금하는 사람이 따로 없었는데 왠일인지 뒤에 어떤 사람이 수금을 하기 위해 졸졸졸 따라다니더라, 물론 상업적으로 시작했겠지만 도리어 더 상업적으로 부각되서 보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


오늘의 티켓! 첫번째 뮤지컬 관람이로구나!



티켓을 사고 다시 공원으로 걷자.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 82번가 83번가 사이 Madison Ave로 가면 화이트 앤 초콜릿 쿠키라는 뉴욕의 전통과자를 파는 William Greenberg Jr Desserts가 있다. 가격은 3.50달러, 계속해서 만들지 않아 그때 당시 딱 2개만 남아있더라. 맛은 나쁘지 않지만 오래먹기엔 질리는 단맛이 강하다. 단맛의 정도는 예전에 먹었던 메그놀리아 컵케이크의 2분의 1정도 되는 느낌이지만, 누가 먹어도 달지 않다는 생각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배를 살짝 쿠키로 채운후에 Great lawn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학생들을 그냥 멀찌감치 구경하다가 어느새 Jacqueline Kennedy Onassis Reservoir에 도착했다.

참,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오늘따라 더욱이나 새삼스러우네 이렇게 큰 호수가에 뉴요커가 일제히 뛰고 있다. 노을지고 있는 공원을 벗 삼아서 질서를 지켜 호수가를 끼고 돌면서 나름의 석깅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아예 자전거는 진입이 불가. 오직 보행자와 달리는 사람들만 있을 뿐, 멋진 풍경을 함께 운동할 수 있다니 도심속 휘트니스 센터가 여기말고 또 있을까? 공원 초입에는 사람이 그렇게 없더니만, 다 여기에서 운동하고 있었구나.
나도 같이 한번 뛰어보지만 이 줄줄나서 포기했다. 그치만, 잠시동안 그들의 기분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따.


엄청 달것같은 포스를 풀풀 풍겨주고 있는 시가 4천원짜리 쿠키.


 
으악 달어! 매그놀리아의 악몽.



호숫가를 빠져나오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숲속이 펼쳐지고 인적이 드물어진다. 사람 한명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아마 100번가를 지나 할렘과 가까워 졌기 때문일까? 예전에 100번가를 지날때 만나는 Harlem meer(river)에서 그 풍경에 매료되어 넋놓고 감상하는데, 굳이 이곳이 할렘의 이름을 따서 사람들을 접근하지 못하도록 위화감을 만들어내는건 아닌가 하고 살짝 아쉬웠었다. 센트럴파크 북부는, 조용하면서도 숲속의 분위기를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신나게 센트럴파크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고 나니 시간이 벌써 8시가 다 되어간다. 광활하고 미로같은 공원에서 입구를 찾는것도 일이다. 시간이 촉박하니 어떤 길도 네비게이션처럼 찾아지는 신비한 능력, 꽃시계쪽으로 나오니 동쪽편으로 나올 수 있었다. 

저 멀리서 오는 M4번을 타고 초조한 마음에 발을 동동굴러보지만 꼭 그럴때 되면 느릿느릿 운행하는 버스. 또 그걸 못 참고 초조함에 59번가에서 바로 지하철로 갈아탄다음 42번가로 돌진했다. 신호등을 몇개 지나치고 지하철 계단을 두어개씩 밟아가며 도착한 메리포핀스 극장. 

신기하게 꼭, 이렇게 열심히 도착하면 다들 여유롭더라. 
표를 느릿느릿 개표를 시작한다. 분명 시작 1분전인데도, "에이 괜히 고생했네.."하고 생각한다. 생각의 여유를 좀 가져야 하는데, 휴.




자리를 잡고 숨을 좀 돌리고 브로셔를 보면서 극장 내부를 훑어봤다. 원래 해서는 안되지만 딱 2장정도 극장 내부를 도촬도 해본다. 
금빛으로 치장된 극장 내부는 말할 것도 없고, 2층에 발코니 석까지 제대로 준비되있는 극장이었다. 시간이 되자 차임벨이 울리고 드디어 공연의 막이 올랐다. 

목이 마르면 바로 맨 뒷자석에 기념품 가게에서 음료수도 팔고, 화장실도 근처에 있기 때문에 마음놓고 공연을 감상하면 된다.

근데 

문제는 .

...................... 뭐야 거의 절반은 못알아듣겠어. 이 저주스러운 영어실력!!!!!!!!!!!!!!!!!!!!!!
분명 쟤가 은행에 다니는건 알겠거든?
근데, 사람들이 웃는데 나도 따라 웃어야 하는걸까? 개그 코드가 안 맞아. 이해가 안돼. 
그래도 노래는 참 멋지더라. 
그래, 명색이 뮤지컬인데 뭐!

그래도 그들이 보여준 퍼포먼스와 살짝 이해한 스토리 만으로도 별 4개 이상은 줄만하다. 나중에 집에서 자막잇는 비디오로 한번 더 복습해봐야겠다. 하일라이트인 날으는 메리포핀스를 보고 기립박수를 치고나니 시간이 훌쩍 갔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인파는 쏟아져 나온다는 말이 들어맞을 정도로 휩쓸려 나오다시피 했다. 늦은 밤에 휩쓸려 나와 마주하게 된 브로드웨이와 타임스퀘어 광장.




아주 늦은 시간이었지만, 가슴 벅찬 광경이다. 이게 딱 타임스퀘어 다운 광경.
오늘 딱 여유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공원에서 여유를 찾았지만,
공연을 보기 위해서 난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했고,
공연을 보고 나서는 새로운 풍경에 다시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네.

난, 오늘 여유를 걸었다.




집에오니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에서 주문했던, 티셔츠가 왔다.
아우 씐나!!!


INFORMATION
http://www.centralpark.com/ 센트럴파크 공식 홈페이지

센트럴 파크의 관광 지도.

http://www.wmgreenbergdesserts.com  William Greenberg Jr Desserts
http://www.tdf.org/tkts TKTS 공식 부스(위치는 47번가 브로드웨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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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칼렛 2010.08.09 22:24 신고

    우오!!!
    광활했던...센트럴 파크가 정말 잘 정리 되어 있네요 +_ +
    센트럴 파크 동선 한번 잡아봐야겠어요 포인트별로!!
    감사합니당!!!

    • 천만에요 ^^ 도움이 되셨다니 전 정말 다행이에요~
      요기 포스팅 진짜 열심히 썼어요 ^^
      사진도 많으니 미리 체험해보고 정보 얻어가시면
      정말~~도움 될거에요~~

      구역별로 있으니 훑어보셔요

  • 로나루 2010.08.28 15:12 신고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사진들도 아주 예술이네요 ㅎㅎ..

  • 5월에 출장 때문에 뉴욕에 다녀왔답니다...

    시간이 없어서 뉴욕을 그리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센트럴 파크...정말 맘에 들더군요.
    다음에 가게되면 꼭 잔디에 누워서 여유를 즐기고픈..ㅋㅋㅋ

    위에 사진을 보니깐 세렌디피티의 프로즌 핫 초컬릿...으악..땡기는군요^^
    사진잘 보고갑니다~

    • 5월에 가셨다니 딱 좋을때 다녀오셨네요!! ^^
      다음에는 꼭 잔디에서 여유를, 그리고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야경보시면 그만한게 없을 듯 싶어요~ :)
      돈이 좀 있다면 뉴욕 덤보 근처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

      방문 감사합니다 :)

날짜

2010.08.3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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