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 Camino #17. 로그로뇨의 시에스타

03/06/2014 (Day 7) Torres del rio -> Logrono 기봉은 낮잠을 잔다고해서 냅두고 비올레타와 나는 밖으로 나섰다. 뭔가 낮술을 해야할 것 같은 .. 그런 날씨였기 때문이다. 마침 밖으로 나서니 시에스타다. 그래도 큰 도시다보니 몇몇 음식집은 문을 열어서 다행이었다. 토르티야를 간만에 먹어볼까 하는 비올레타를 따라 졸졸졸 따라간다. 맛있는 타파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는 비올레타니 믿고 따라간다. 사진에 보이는 성당 주위로 광장이 펼쳐져 있다. 이 근처는 워낙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으니 이곳 중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간단한 또르티야를 주문하니 찍어먹을 올리브유와 빵이 나온다. 맥주는 당연히 시켰고...(;) 다들 자는 시간에 이렇게 맥주와 또르띠야를 먹으니 기분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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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6. Zubiri에서 스테이크 파티를.

29/05/2014 (2일차) Roncesvalles > Zubiri (사진은 리짜!) 하쿠나 마타타가 적힌 돌덩이에 모인 사람들은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때 그리스에서 왔다는 리짜와 한국계 미국인 브렌을 만났다. 리짜는 독일어도 하고 영어도 곧 잘했고, 브렌은 한국어를 들어봤지만 해본 적은 없어 영어만 할 줄 안다. "우리 부모님은 나한테 화날때만 한국어 쓰더라?"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걸으니 금방 Zubiri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은 뭘 해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도착하는 알베르게에 키친이 있다면 모두 같이 스테이크를 해먹자는 결론을 모았다. 데이빗은 예전에 피레네에서 불렀던 핫초콜릿 노래가 아닌 스테이크를 주제로 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Zubiri에는 역시 데이비드와 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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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5. 하쿠나 마타타!

29/05/2014 (3일차) Roncesvalles > Zubiri 이제 콤포스텔라까지는 790km가 남았다. 아침에 데이빗과 약속이 있었다. 데이빗이 머무는 숙소로 모두 아침 6시 30분까지 모여 다음 마을까지 가기로 했다. 그런데 데이빗이 보이지 않는다. 알베르게 근처에는 까페 사비나라는 곳이 있다. 마침 사비나의 이름과 같은 까페라서 그런지 우리는 호기심에 그곳에서 만나 아침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다음 마을에서 식사를 해결하고자 했다. 데이빗이 혹시나 짐을 챙기고 있을까봐 다시 알베르게를 들렀다. 저 멀리서 딱 보이는 데이빗의 얼굴. 우리는 신나게 손을 흔들어 반겼다. 마침 데이빗도 배가 고플테니 그래도 이 마을에서 식사를 좀 해결해볼까 했는데, 모든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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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4. 론세바스예스 드디어 도착!

아무리 기다려도 친구들이 오지 않는다. 다니엘, 데이비드, 사비나 다들 어디에 있는거니? 데이비드는 다리가 불편해서 걱정되고 사비나도 어깨가 좋지 않다고 했었는데...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나는 아직 짐을 풀지않고 입구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 20분정도 지났을까, 저 멀리서 익숙한 사람이 다가온다. 키가 한 2미터는 될 것같은 .... 그렇다. 다니엘이었다. "으와!! 다니엘 드디어 도착했구나? 다른 애들은?" "아 진짜 길이 장난 아니네.. 중간에 부상당한 사람 정말 많아. 일단 사비나는 내 뒤에 오고 있는데 데이비드는 못봤어!" 일단 사비나도 오고 있다고 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본다. 한 10분정도 지나니 저멀리 절뚝이며 오는 사비나. "하아.. 진자 힘들었어!" 사비나 너도 결국 해냈구나!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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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3. 세상에서 가장 힘들었던 트래킹

2일차 (28/05/2014) St jean pied de port -> Roncesvalles (론세바스예스) 사람들은 제각각 자신만의 방법으로 피레네를 넘는다. 이곳을 넘는 순례자 중 인상깊은 영국 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 친구는 어디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같은걸 들고 왔다. "우와 쓰레기 봉투를 쓰는건 처음봐!" "그치? 우비를 따로 사는거보다 난 이게 더 경제적인 것 같아서!" 이렇게 까미노에서는 하나씩 꼭 필요한 것 빼고는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게 된다. 이들은 이걸 가장 빨리 터득한 것 같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넘어서기 전 이렇게 국경쪽에 포장마차가 서있다. 프랑스에서 마지막으로 받을 수 있는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마신 것은 바로 핫 초콜릿이었다. 데이빗은 비를 맞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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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2. 피레네를 넘어

2일차 (28/05/2014) St jean pied de port -> Roncesvalles (론세바스예스) 사진은 손을 쓸 수도 없이 하나씩 지워지고 있었다. 하나씩 하나씩 지워져 ... 이미 사진이 다 지워진 뒤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 다른 사진들은 그렇다치고.. 파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찍었던 영상들은 어쩌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일단 살려야만 했다. 모두가 자는 사이, 어떤 아저씨가 코를 골아대는 메들리에 맞춰 내 머리속은 매우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어떻게 모든 파일을 살려낼것인가.. 분명 파일을 살려낼 수 있지는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고민만 했던 밤은 지나고 야속하게도 아침은 밝았다. 빵 한조각과 바나나 그리고 소시지와 고기가 나온 아침. 특별할 것 없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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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1. 생장 가장 높은 곳에서

1일차 (27/05/2014) : Saint jean pied port, France 망루에서 보는 마을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와인과 과일, 여러가지 주전부리를 들고 가는 길. 레드와인을 마시면서 바라보는 생장의 모습은 또 색다르게 다가올 것 같았다. 도시는 작고 아담해서 같은 길을 계속 걸으면 이제 내 집같을 것 같다. 이 오르막의 끝에는 순례자 사무소가 있고, 그리고 초원들이 펼쳐져 있다. 옛 중세의 모습처럼 교회나 영주가 사는 집을 중심으로 논이 펼쳐져 있는 그런 구획이다. 이제 왠만한 순례자를 받아 한산해진 순례자 사무소. 지금 시각은 8시. 이제 대부분의 숙소는 꽉 차있을 것이다. 생장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간이 정원(?) 들. 이렇게 매일 조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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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프리퀄 final, 이제 까미노로 가자

마레지구 돌아보고 나서 마지막으로 들른 퐁네프다리. 파리여행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개인적으로 해지는 시간이 가장 예뻐서 파리에 올 때 마다 찾게 되는 마력이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다리 밑으로 다니는 바토뮤슈(유람선). 영국 템즈강에서도 유람선 같은거 타보지도 않았는데. 타볼 걸 그랬나 싶은 아쉬움이 있다. 아쉬운 퐁네프 다리를 뒤로하고, 다시 파리 북역을 찾았다. 이제 짐을 찾으러 가야지. 크기에 따라 사물함이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큰 짐도 걱정없이 보관할 수 있는데다가, 철통보안이라 짐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이렇게 보관했던 번호를 다시 입력하면 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 덕분에 호스트가 돌아오는 시간까지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기차역 전광판을 보는걸 정말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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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프리퀄3, 마레지구, 퐁네프

조용했던 골목길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면, 마레지구에 도착했다는 증거다. 파리의 제3구와 4구에 걸쳐 있는 마레 지구는 도시의 심장부를 발견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한다. 원래 습지대였던 이곳은 (marais는 "늪"이라는 뜻이다) 17세기와 18세기에는 파리의 귀족들이 살았고, 이후에는 노동자와 수공업자의 거주지가 되었다. 20세기 초에는 유대인 거주 구역이 번성하였고, 현재는 대규모 중국인 공동체와 생기 넘치는 게이 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대인 거주구역임을 보여주는 표식. 워낙 그랑죠를 많이 봐서.. 저 표시는 -_-;; 그랑죠 표시처럼 보인다. 마레지구에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것 같다. 포르투갈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타일로 만든 벽이 인상깊다. 살짝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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