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조우하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다. 라라크로프트가 연신 열쇠를 찾던 그 명작의 게임 '툼레이더'에 반해서 세계사에 심취했던 나. 언제 갈 수 있을까 했었는데 결국에는 이곳까지 왔다.
일단 결론부터 말한다. 나는 이곳을 하루만에 돌았지만, 절대적으로 하루는 부족하고 부족하다. 그러기에 꼭 다시오길 바랄뿐이고,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는 적어도 3일정도 부조와 역사를 숙지하고 오시면 더욱 재밌을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앙코르와트는 본당일 뿐이고, 사실 유적들은 거의 흩어져 있다고 봐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툭툭기사의 탁월한 운전솜씨와 메니징 능력이 중요해지는 셈이다.
가격은 이렇게 1일권 3일권 일주일권만 판매하게 되어있다. 나는 1일권을 구입한다. 1일권을 구입하면 사진 촬영권이 주어지고, 나의 사진을 캠을 통해 찍어서 증명할 수 있는 티켓을 만들어준다.
새벽부터 마중나온 따비에게 미안할 뿐이다. 일몰이 너무 예쁘다고 해서 새벽같이 나와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앙코르와트로 향한다. 스쳐지나가는 나무의 내음, 아직 덜 깨어난 숲. 서서히 동이트는 하늘. 지금 그곳을 향해서 가고 있는 자체가 신비로움이다.
그리고 마침내 해자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서서히 앙코르와트 사원 뒤로 솟아오르는, 장엄한 광경에 셔터 누를 준비를 한다.
사진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 그 풍경을 전부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사람들은 말없이 사진을 찍고 충분히 밝아질 때 쯤 다시 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성한 기운을 한껏 받은 느낌을 가져간다.
따비에게 말했다. "너희는 정말 멋진 문명을 가졌구나. 부럽고 대단해."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일단 따비에게 앙코르 와트 책을 빌려 속독하기로 하고, 아침을 먹고 M형과 함께 오늘 하루를 동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이 틀 때만해도.. 날씨가 나쁘지 않았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따비는 아마 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가 오든 오지 않든 어쨌거나 좋다. 오늘 하루는 정말 후회없이 보내야겠다고 마음 먹을 뿐이다.
나는 아직도 앙코르와트의 새벽, 그 싱그럽고 신비스러운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