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오래간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전국 동아리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서 인연을 이어온지 벌써 4년, 동아리 활동이 끝나고 전 입대를 했기 때문에 딱, 2년 반만의 만남이었습니다.

그 사이 반가운 사람인 K형은 벌써 입사해서 한창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월급쟁이가 되었구요, 전 한창 영어공부를 하는 사회라곤 아주 미숙한 휴학생이 되었네요.

구미에서 일하는 형은 저를 보고자 서울까지 올라온다 하기에,
시간을 내서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 군생활을 할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종로라곤 그렇게 많이 와본적이 없다는 K형.
"야 어디 한번 에스코트 해봐~"
라는 문자메시지에 동선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종로의 아스팔트 진득한 한복판에서 양식이나 일식을 한끼하고 피맛골에서 막걸리 한잔? 이렇게 생각했지만 왠지 그런 곳에서는 여지껏 살아온 인생을 풀어내기엔 약간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사람냄새를 느낄 수 있으면서 저렴하고, 맛이 좋은 그런 어려운곳을 찾아내야 했지요. 그러다 발견한 곳이 바로

종로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입니다.

뭐 일단 맛집이라고 소개를 하지만,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더라구요.
그만큼 종로 맛집중에서는 많이 유명하고, 그만큼 사람이 많죠. 그래서 그 인기를 고려해서 오후 4시쯤에 갔습니다.

역시나 바글바글 사람들이 넘쳐났지만 다행이도 에어콘 자리 근처에 딱 앉을자리가 있더군요.
최근에 확장공사를 했는지 꽤 자리확보가 잘 되어있었습니다.


빈대떡은 위와 같이 4000원, 그리고 막걸리는 3000원입니다.
막걸리가격을 보니 알아봤던것 보다 1000원이 더 올랐네요
여기 분들의 추천에 의하면 동동주보단 막걸리가 훨씬 낫다고 합니다 .

음식을 시키고 나면 빈대떡을 거의 튀기다시피 해서 나옵니다. 가격을 그 자리에서 결제하고 한입 먹어보는데!

튀겼다고 생각해서 많이 느끼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단 많이 담백했습니다.
속도 꽉 차있구요. 크기도 꽤 커서 양도 많습니다.

2명이서 갔는데 빈대떡 한장에 막걸리면 충분하다고 생각할정도였습니다.
2명이서 2장이면 조금 힘겨웠을지 싶습니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는 두 남정네들.
한입 베어물자, 녹두즙이 서서히 베어나오면서 바삭한 맛이 일품입니다.
게다가 그냥 먹는게 아니라 옆에 있는 양파를 곁들여 먹어 느끼한맛을 중화시키는데 충분합니다.

물론, 맛도 맛이지만 이집의 오묘한 점은 하도 시끌벅쩍한 분위기에 연령대가 높은 분들, 특히 인근 산에서 산행하다 들르신 분들이 많아 기분상 절로 인생얘기를 펼치게 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간만에 본 형과 걸죽한 막걸리 한잔에 여지껏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을 술술 풀어나갔네요.

형도 만족 저도 만족!
참 잘 왔다고 생각되는 집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니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오후 6시쯤이 되니 꽤 긴 줄이 늘어서 있더군요.
빈대떡을 안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당연히!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고요, 튀기지 않은 반죽재료만 싸가서 집에서 해먹을 수 있으니 잠깐 들러 사가는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 녹두는 전동멧돌로 쉴새없이 갈리고 있습니다.

비오는날 부침개 먹고 싶을때,
멀리서 오랜만에 보고 싶은 사람이 왔을때,

꼭 한번 들러보세요!
단, 위생상태나 서비스가 깔끔한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피하시는게 좋아요! 시장이라는 걸 감안하셔야 합니다!

위치는 종로 5가에서 나오면 바로 광장시장이 있는데 입구를 적절히 찾아 들어오면 중간쯤에 빈대떡이 드문드문 보이는 먹자골목이 보입니다. 그곳에서 살짝만 둘러봐도 사람이 많은 곳이 바로 순희네 빈대떡입니다. 여기서 순희네 빈대떡은 한 두군데가 아닌데, 전부 별관이고 본관은 사진상에 나온 간판이 있는 집이랍니다!

날짜

2010. 7. 2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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