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쯤이었을까.
하늘이 아름답게 물들무렵, 마지막 일정은 도동서원과 함께하기로 했다. 
용연사와는 제법 거리가 있는 이곳은 다람재를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서원으로 
끝이 없는 낙동강 줄기를 따라 달리다보면 다람재에서 한번, 내려와서 한번 다양한 방향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굽이굽이 올라가 마침내 다다른 다람재. 
우리는 다람재로 가기 전에 많은 기대를 했다. 

도동서원으로 가는 도중에 만나는 풍경이 너무 장관이기도 하고 이걸 정자에서 본다면 더욱 감동을 받을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 
다람재에서 마주한 시원한 낙동강 줄기는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구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그림





우리 일정의 종착지인 도동서원, 
1605년(선조 38) 지방 유림에서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배산임수에 위치하고 전형적인 건축양식을 자랑한다. 1568년 유림에서 현풍현 비슬산 기슭에 사우를 지어 향사를 지내오다, 1573년 쌍계서원으로 사액되었고, 1597년 왜란으로 전소되었다가 1605년 현재에 자리에 사우를 재건하고 보로동서원이라 불리우던게 1607년 도동서원으로 사액되어 현재애 이른다. 특히 이 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을 빗겨 존속한 전국 47개 주요 서원중에 하나로 앞에 흐르는 낙동강은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서원 정문에 있는 은행나무는 도동서원으로 사액된 1607년 김굉필 선생의 외증손이며 퇴계 선생의 고제인 한강 정 구 선생이 사액기념으로 식수한 것이라 전해지고 있으며 수령은 약 400년이 되었다. 
현재 나무가 태풍으로 인해 가지가 손상되어 기둥으로 받쳐지고 있다.
우리는 외삼문과 수월루라 이름 붙여진 누각에 올라섰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형태로 이루어진 수월루는 유생들의 휴식처와 강독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누각에 올라서면 동북쪽에서 흘러오는 낙동강과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를 안내해주실 해설사님. 도동서원을 진심으로 사랑하시고 아끼시는게 말씀 하나하나에 묻어나왔다


 


누각으로 올라서는 계단이 가파른 이유는 한사람 한사람 천천히 올라서라는 뜻에서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본당으로 가는 환주문까지 이러한 계단이 계속된다. 마음을 쭉 비워내며 한걸음 한걸음 사색하며 걸어보자.


 


수월루는 한번 소실되어 다시 지어진 누각이다. 더 올라가면 보이는 중정당에서 수월루를 바라보면 낙동강이 잘 보이지 않는데 조금만 아래쪽으로 설계되었다면 중정당에서 내려보는 풍경이 조화로웠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이야기 하시는 중.

 

중정당에 들어서자 시원한 공기가 흘러나와 선풍기가 따로 필요없다. 중정당 마루에 앉고나니 절로 집중이 되는 것 같고 공부도 잘 될 듯하다. 중앙에 보이는 사액현판은 선조가 내린거라고 하는데 글씨는 모정 배대유라는 분이 썼다고 한다. 

도동서원은 하나의 보물이기도 하다. 도동서원 강당사당부장원(道東書院講堂祠堂附墻垣)은 보물 제350호이다. 강당, 사당, 담장 모두를 일러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는데, 담장은 자연석 등을 정렬시킨 지대석 위에 자연막돌을 쌓고 그 위에 암키와를 5단으로 줄바르게 놓아 그 사이에 진흙층을 쌓아 올렸다. 또한 기와담장 사이에 100cm 정도의 간격으로 수막새를 엇갈리게 끼워 넣었다. 담장에 암악새와 수막새를 사용한 것은 음양의 조화를 통해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장식효과를 최대한 살린 것으로 담장의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 전국에서 토담이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곳이다. 


중정단 기단 위쪽은 간격을 두고 돌출된 머리모양의 사물잠이 있다. 용의 머리를 하고 있는 사물잠은 각기 물고기나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상인데 가만히 보면 모양과 상이 다르다. 하나를 제외하곤 사물잠의 머리를 떼가는 이들이 있어 복원해 놓은 것이라고, 이것 말고도 강단으로 보이는 것 위에는 동그란 볼 모양의 그릇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또한 누군가가 훔쳐가서 물고기 어항으로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 것은 서원에서 제사를 지낼 때 날고기들의 신선함을 체크하던 단.


 

중정당의 옆모습은 선이 잘 조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가 하나의 그림처럼, 잘 어우러져 있어 보기만해도 안정감이 드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런곳에서 바람을 벗삼아, 낙동강을 벗삼아 공부하면 참 좋을 것 같다
 

다시 중정당 마루로 보는 풍경. 해설사님은 중정당을 중심으로 서원이 학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학의 기운을 받고 있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마루에서 수월루만 조금 아래로 설계되었다면 낙동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왼쪽은 거의재, 오른쪽은 거인재로 야사에 의하면 거의재는 신분이 높은 자제들,
거인재는 서민 자제의 기숙사였다고 한다. 



 

낙동강을 벗삼아 내일을 준비하는 도동서원.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풍경과 벗하며 이곳에서 내일을 준비하던 유생들은 모두 성공하지 않았을까?

배움의 뜻을 알라는 의미로 문을 낮게 만들고,
중간에 잠깐 쉬라는 의미에서 연꽃모양의 돌을 문 앞에 만들고,
겸손한 마음에서, 청렴한 마음에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한 이곳.

전통의 미와 서원 건축양식을 그대로 받아 이어온 도동서원.
마음을 다 잡을 때 오면 참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053-617-7620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35

 

날짜

2011. 7. 2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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