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 어머니, 베이비붐 세대의 20대는 함께 잘살아보자는 캐치프레이즈와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열망하에 청춘을 보냈다. 그때는 여행이라고 하면 모두가 같이 가는 단체여행인 경우가 많았고 그만큼 여행인프라도 많이 부족했다.
지금의 20대는 내일로, 올레길 같은 많은 인프라를 통해 이전보다 개별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05년부터 홀로 여행을 즐겨왔던 나는 내일로 티켓이 처음팔리기 시작하면서 점점 홀로 여행하는 20대가 많아짐을 체감했고, 그만큼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패러다임이 그때 기점으로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비로소 국내여행을 쉽게다닐 수 있고 부담스럽지 않게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사회적으로도 과도기에 놓여졌던 80,90년대와는 달리 훨씬 자유로워진 지금이지만, 삶의 질은 그만큼 높아지진 않은것이 문제라고 하면 문제랄까.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룰을 따라가기 위해 그저 자격증이나 토익같은 스펙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20대들, 30,40,50대 직장인들은 직장이라는 틀에 갇혀 숨쉴틈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그때보다 우리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여행인프라가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2007년 부터 녹색관광이라는 키워드아래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고 관광할 수 있는 코스들이 개발되었고 20대는 내일로 티켓이라는 좋은 제도도 생겼으며 가족여행을 장려하는 여행 바우처제도도 생겼다. 다행이도 점차 여행수요가 자연스레 늘어났고 가족여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전의 가족여행이라 하면, 바다나 계곡으로 텐트를 치고 떠나는 여행이라고 한다면 올해부터는 강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우리 청춘은 흐른다 팀은 1년간 강을 찾아다니며 강 유역에 있는 여행지를 발굴하기도 하고, 우리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각 여행지에서 해보기도 했다. 그 1년을 마무리하는 자리를 마지막 강인 '금강'에서 해보고자 했다. 우리가 그동안 느꼈던 것과 추억을 공유하는 자리. 그냥 여행을 해보는 것 보다, 캠핑을 해보기로 했다.
금강은 전북 장수군에서 발원하여 군산까지 이어지는 강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종시를 지나 백제의 문화가 숨쉬는 공주, 부여를 지난다. 이야기를 듣기론 세종시에 세종보 근처에 있는 자전거 트래킹코스가 잘 조성되어있다는 말을 듣고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트래킹 코스를 달려본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며, 어떤 이는 종주를 꿈꾸며 종주 패스포트에 도장을 찍는다. 세종시 자전거도로는 이미 많은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강바람을 쐬며 자연을 즐기고 있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합강보가 위치한 합강공원, 그리고 그 곁에는 오토캠핑장이 위치해있다. 그곳에 앉아 모닥불을 피우고 식사를 하며 이야기 하는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학교를 갈때면 사람많은 지옥철을 뚫고 걷고 걸어 간신히 등교하고, 사람에 휩쓸려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온다.
반복되는 일상과 누구와 편하게 말을 해 볼 시간과 여력이 없는 일상에서 이렇게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함께 캠핑을 즐기며 가치있는 것을 서로 나누고 이야기한다. 1년동안 여행했던 낙동강, 영산강, 한강, 금강에 대한 추억을 서로 이야기하며 그때의 재밌던 일들을 공유하고 우연하게 경험했던 사건들, 열정을 뽐낼 수 있었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모닥불을 응시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다.
백제의 숨결과 금강의 멋진 산수를 경험하며 캠핑을 하는 짜릿함, 이번 주말이 느껴보는 건 어떨까?
우리 뿐만이 아닌 많은 가족여행객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캠핑을 즐기며 모처럼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강에서 되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