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국에서 워킹홀리데이 생활기를 업로드 하기 전에 정착하고 나서 자리잡기까지 치열했던 2주간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고자 한다.
1. 집 구하기 (계약)
2. 파트타임 잡 구하기
3. 돈 인출 및 학원구하기
4. 은행계좌열기(5번 거부당함)
5. NI넘버 등록하기
6. 도서관 카드 신청하기
7. Railcard 만들고 오이스터에 Add on하기
8. 학생용 오이스터카드 신청하기
나의 정착단계 : 집 구하기 -> 잡 구하기 (뭐가 급했을까?) -> 학원 구하기 -> 은행계좌 열기 -> NI 넘버등록하기
(첫 영국 워홀러였기 때문에 부딪히며 배웠다)
이상적인 단계 : 집 구하기 -> NI 넘버등록 -> 은행계좌 열기 -> 잡 구하기 -> 기타 학원 등록 및 여러가지 잡무
앞선 포스팅에서 말했다시피, 딱히 영국에 연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로망도 없었거니와 큰 기대없이 오게되었다. 나름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비자가 Full-time이 가능하다는 것과 2년간의 유효기간이었다. 영국 워킹홀리데이는 내게 플랜-A이긴 했으나 1년에 500명 밖에 뽑지 않는다고 하여(현재는 1000명으로 늘었다) 위험요소가 다분했기에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또한 신청해놓았다.
근데 접수시간을 지나서 했는데도 불구하고, 영국과 캐나다가 동시에 붙어버렸다. 결국에는 영국을 선택했다. 2년간의 자유로운 생활이 보장되고, NHS라는 의료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스페인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 꼭 거쳐가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영국.
집은 운좋게도 3일만에 구했다. 머물고 있던 카우치 서핑 호스트분이 친구분을 소개시켜주게 되었고 마침 저렴한 집을 찾고 있었는데 큰방을 룸메이트와 둘이 쓰는게 어떻냐고 제안이 왔다. 그 다음날 그 집으로 찾아가 룸메이트와 잠깐 대화를 나눴다. 같은 방을 쓰게 될 것이고 그래도 궁합(?)이 맞아야 잘 지낼 수 있지 않겠냐 하셨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룸메이트와 나는 집을 벗어나기까지 너무 잘 맞아서 쭉 같이 살게 되었다.
아무튼, 집이 맘에 들어 집 주인인 아비게일 아주머니와 간단한 계약서를 쓰고 Deposit을 지불했다. 집의 위치는 엘리펀트 캐슬 금방 1존 2존 사이에 위치해있다. 구역상으로는 ZONE 2. 워털루까지는 30분정도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러니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자전거로 시내까지 진입하긴 그리 어렵지가 않다.
집값은 한달에 325파운드로 잡았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머물 수 있었다. 1년 반을 살면서 한번도 인상이 된 적 없이 정말 잘 지내다가 왔다. 영국을 떠날 즈음 모아놓은 돈이 약 4000파운드돈을 모아 나왔으니 나름 여행비 충당에도 성공한 셈. (이걸로 약 5개월을 여행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워킹홀리데이 파트타임 구하기를 시작해볼까?
1.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름 워킹홀리데이를 가기전에 이것저것 사전조사를 많이 해간 편인데, 공통점이 눈에 보였다. 일단 한국식당을 기피한다는 것과 브랜드 있는 프렌차이즈 잡(스타벅스나 유명 브랜드, 백화점)을 구하는것에 대한 로망이 가득한 것이다. 한국사람은 외국에서 특히 조심해야한다고 하기에 솔직히 이해가 가긴 했으나, 그렇다고 한인잡이 아닌 프렌차이즈 잡을 구하는 것이 워킹홀리데이의 성공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먼저 자신의 강점을 알아야 하고, 전략을 세워야 하며, 현실적인 상황을 파악하여 기회를 사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국은 알다시피 동유럽권의 이민자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게다가 EU내의 국민들은 사실상 영국에서의 취업과 거주가 자유롭기 때문에 구직자의 비율이 높다. HR 메니저의 입장으로 보면 사실 유럽 사람들을 쓰는것이 훨씬 이득이다. 회사의 경우에는 NON-EU 지원자의 경우 매번 NON-EU를 채용해야 하는 이유와 가디언 Fee 같은 추가 비용이 나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NON-EU를 뽑으며 리스크를 짊어질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 이곳 영국에 와서 사무직처럼 뭔가 전문적인 것을 해보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부분 실패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뻔하다. 굳이 EU 시티즌을 채용해도 되는데 NON-EU 를 채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영어까지 못한다면 꽝이다. (물론 이는 파트타임잡 혹은 서비스 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처음부터 전략을 다르게 잡았다. 영어를 써야하는 빈도가 높고, 영어를 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자극이 있어야 하는 곳이며, 지금 내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다른 장점인 일본어를 좀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일본음식점과 커피 프랜차이즈(여긴 그냥 한번 돌려봤다) 위주로 약 50페이지의 CV를 돌렸고 총 3개의 연락을 받아 인터뷰를 봤다.
일단 워킹홀리데이를 가기전의 나의 상태를 공개하고자 한다.
토익 : 800점 초반
영어회화 : 관계대명사 절대 못붙이는 한줄짜리 영어 구사 가능
일본어 : 회화 가능 JLPT 구 2급
내가 봐도 그닥 지원자로 메리트가 있어보이진 않는다. 워킹홀리데이의 목표는 바로 언어였다. 근데 2차적으로 언어를 일상생활에 문제없이 구사해서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우고 싶다가 구체적인 목표였다. 그렇게 정착하고 3일차에 CV를 돌리러 다녔다.
2. CV 작성하기
정말 허접한 영어실력을 가지고 이렇게 CV를 썼다. 나름 의미는 통한다 싶었고, 사진까지 붙였다. 원래 CV에는 사진이 안들어가는게 맞다. 그러니까 한참 모자란 실력으로 CV를 쓴거지...
3. 전화 개통하기(Mobile) / NI NUMBER에 관하여
한국에서 CV를 써갔으나,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전화였다. (막상 써놓고 보니 전화번호 쓸 때 뭔가 난감해졌다 바보..). 그러니 우선순위를 생각한다면 모바일 개통이 1순위가 되어야 한다. 개통은 정말이지 너무 간단하다. 직접 대리점에 찾아가서 심카드를 사면 된다. 내 경우에는 Pay-as-you-go (TOPUP 방식)을 선택했고 PLAN 15. 즉 15파운드에 음성, 문자, 데이터 500MB 요금제를 선택했었다.
통신사는, Vodafone (1위), O2(2위), Three(3위) 등이 있다. 심카드를 장착하고 매달마다 정해진 날에 신용카드나 근처 슈퍼마켓에서 바우처를 사서 온라인에서 코드를 집어넣으면 탑업(충전)해서 쓸 수 있다. 보통 많이들 이용하는 통신사는 Three다. 제일 만만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1년 뒤에 더 괜찮은 통신사를 찾았으니 바로 GIFFGAFF. 우리나라의 알뜰폰 같은 것이다. MVNO 사업자로서 o2나 E의 망을 빌려 사용한다. 가격은 10파운드. 대리점이 없어 인터넷에서 신청하면 집으로 4일정도 걸려 날아온다. 품질도 꽤 괜찮으니 돈을 더 아끼고 싶다면 사용해보길 바란다.
이렇게 전화를 개통하고 번호를 만들었으면 NI 넘버를 만들어야 한다. National insurance의 약자로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은 NI 넘버를 받을 수 있는데 일종의 구직 코드를 발급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궁극적으로 TAX를 걷기 위함이다.(소근소근). 0845 600 0643(LANDLINE)으로 전화를 걸고 간단한 인터뷰를 본다.
여기서 잠깐 0845로 시작하는 것은 LANDLINE (유선)이고 07X로 시작하는 것은 모바일(무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선전화를 이용하려면 모바일로는 전화가 안된다(뭥미?). 그래서 SKYPE의 크레딧을 충전하여 전화하거나 집주인에게 "전화 좀 빌려쓸께요" 해야한다. 전화를 하면 간단하게 3가지를 물어본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영어 압박)
1. 언제부터 있었는지 2. 어떤 비자타입인지 3. 어떤일을 구하고 싶은지 이렇게 간단한 것을 물어본다. 그리고 주소를 또박또박 불러준다. 간혹 영어 스펠링을 불러줄 때 애매한 부분은 단어로 빗대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우편번호가 2ZB라고 할 때, Z를 발음해보고 싶다면 Z for Zoo~ 라고 하면 Z라고 알아 듣는다.
그렇게 하면 집으로 서류들이 날아오고 서류를 작성하여 다시 스코틀랜드 어딘가에 있는 JOB Centre 본사로 보내면 NI 넘버가 적힌 서류가 딱 날아온다(최소 2주 소요) 만약에 서류가 안오면 (여러분이 발음을 잘못한거다 그럼 다시 연락해야 한다). 이렇게 NI 넘버를 가지고 합법적으로 일을 구할 수 있게 되며, 본사에서 보내 온 LETTER 로 드디어 Proof of Adress 가 가능해진다. 즉 주소지 증명이 가능해 지는 것.
영국에서 주소지 증명은 곧 주민등록번호와 같아서, 이 레터 하나를 들고 다니면 은행에서 계좌도 오픈할 수 있고 도서관 카드도 만들 수 있다. 주소지 증명이 가능한 서류는 이런 서류들, 관공서류, 은행 계좌내역 레터 등등이 있다.
나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NI넘버를 받기도 전에 일을 구해버렸다. (불법이다 사실)
4. CV(Curriculum Vitae = Resume = 자소서) 돌리기
CV를 뿌린 장소는 홀본지역이었다. 출퇴근하기 편하고, 학원가들이 많은 곳이었다. 왜냐면 난 영어학원을 다녀오고 나서 저녁에 일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져봤을때 가장 만만한 곳이었다.
RELEVANT WORK EXPERIENCE 는 꽤 중요한 항목이므로 반드시 지원한 곳과 관련있는 경험을 쓰면 합격률이 상당히 올라간다.
온라인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http://www.reed.co.uk/
http://www.indeed.co.uk/
그리고 동네에 하나씩은 있는 JOBCENTREPLUS에 등록하면 일자리가 생겼을 때 알려준다.
한인 관련한 잡을 찾고 싶다면 www.04uk.com의 구인공고란을 들어가면 되고, 전문직을 찾고 싶다면 링크드인(LINKEDIN) 계정을 만들어 CV를 작성하면 종종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오기도 한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들어오는 공고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기에 관심있는 곳이라면 직접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가 CV를 업로드 하는법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사실 나는 총 세군대에서 일을 했는데 한번은 CV 들이밀기, 홈페이지 직접지원, 직원추천 의 세가지 루트를 통해 구했다. 첫번째 잡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중에 오래 지내다 보면 저기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곳이 하나 이상쯤은 생기니 지나가면서 한번 들러보고 리스트업을 미리미리 해두자.
이렇게 CV를 뿌렸더니 코스타커피, 스시집, M햄버거집에서 연락이 왔다. M햄버거집은 말그대로 열악, 코스타 커피는 트레이닝 하루 해보고 계속 BACK에 있는 포지션이라 영어 쓸 기회가 없어보여 아니다 싶었고, 스시집의 경우에는 적절한 외국인 비율과 무엇보다도 저녁 마감하고 나오는 스시가 너무 좋아서 결정!
5. 인터뷰 보기
인터뷰는 뭐 당연히 영어로 진행된다. 전화로 인터뷰를 먼저 시도하고 나서 영어가 유창하다 생각했을 때, On-site 인터뷰(현장)을 초대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코스타 커피의 경우는 매니저가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을 구하기 전에 보통 트레이닝 기간이 주어진다. 적게는 2주일, 최대 6주까지 이뤄지는데 여기서 중도 탈락할 수 있으니 단단히 긴장하고 하는 편이 좋다.
나는 스시집이었기 때문에 검은색 바지와 신발을 사야했었는데, 매니저님이 근처의 PRIMARK 이라는 곳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줘 PRIMARK 에서 구입했다. 신발은 3파운드, 바지는 한 5파운드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저렴). 그래서 전화로 되게 해맑게 옷 진짜 싸게 잘 샀다고 전화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1년 반 후에 매니저님은 그때가 아직도 기억이 나고 인상깊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어쨌든 3일만에 집을 구했고, 일주일만에 일을 구했다. 최종 계약서라고 할 수 있는 P47을 작성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첫 출근날 쉐프님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YMS 비자를 가지고 온 학생을 본다며 환대해주었던게 기억난다. 그곳에서 약 6개월간 바맨으로 근무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쉬는 시간에는 열심히 영어를 공부했고 동료들에게 시도때도 없이 물어봤고 일하는 테이블 아래 단어장을 포스트잇으로 만들어 외우며 열심히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네팔에서 온 동료들과 티격태격 싸우고 자극받으며 공부했다.
"솔직히 니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라는 말을 네팔 동료에게 듣고 정말 자극이 많이 됐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지금은 의사소통하는데는 무리없이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하다.
다음은, 학원구하기를 연재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