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골목을 돌아본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만, 신경쓰일 비는 아니었다. 제대로 골목을 돌아다닐 요량으로 도착한 마레지구는 세번이나 파리를 왔음에도 가봤던 곳 중에 가장 파리 다운 곳이었다.
도시의 회색빛이 예술로 느껴진다. 건물벽에 드리운 덩굴도 예술적이라고 느껴질 정도.
비가 조금씩 와서 그런지 촉촉한 파리가 참 좋다.
잠시 몸을 녹이려고 베이커리에 들렀다. 크로와상 하나랑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었다. 프랑스어가 안되니 손짓발짓을 해보는데, 웃으면서 주문을 잘 받아준다.
그리고 사진을 찍기 위해 양해를 구했다. 이 또한 손짓 발짓으로 했지만 잘 알아 들어주었다.
비오는 날의 테라스. 살짝 데워진 크로와상과 설탕 가득친 에스프레소 맛이 참 좋았다.
골목들을 돌아보며 어딘지도 모르는 곳을 그냥 유유자적 걷는다. 예전에 파리를 왔을때는 어딘가를 가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스케쥴을 빡빡하게 세워 다녔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면,
이렇게 정자가 나오고, 벤치에서 잠시 쉬고 또 출발한다.
마레지구 방향으로 들어가는 골목.
골목골목 이국적인 풍경이 맘에 든다. 사람들이 걷는 모습, 이야기하는 모습. 모두가 색다르다.
파리의 좋은점은 모든 건물이 통일된 느낌을 준다는 것, 그리고 어디에도 고층건물을 찾기가 힘들다.
그러다보니 골목골목의 풍경도 옛스럽다. 100년전에도 똑같은 모습이었을 것 같은.
저녁에도 한번 와볼까? 호기심이 생긴다. 조금 위험하려나.
프랑스어만 할 줄 안다면, 여행이 더 재밌어질 것 같은데 좀 아쉽기도 하다. 그나라 언어를 못한다면 100% 문화적 이방인의 느낌.
그렇다보니 그들의 삶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는 비교적 줄어드는 것 같다.
그래도 좋은 점이라고 하면 이렇게 눈에 보이는 걸 닥치는 대로 찍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글씨체는 뭘까 이런 생각까지 한다. 심지어..
귀여운 자전거 전용도로 표시
마레지구로 가는 길목, 그리고 골목은 촉촉하니 참 좋았다. 마레지구에 닿으면 한번 쓱 보고 퐁네프 다리에서 흐릿한 파리의 풍경을 한번 찍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