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골목길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면, 마레지구에 도착했다는 증거다. 파리의 제3구와 4구에 걸쳐 있는 마레 지구는 도시의 심장부를 발견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한다. 원래 습지대였던 이곳은 (marais는 "늪"이라는 뜻이다) 17세기와 18세기에는 파리의 귀족들이 살았고, 이후에는 노동자와 수공업자의 거주지가 되었다. 20세기 초에는 유대인 거주 구역이 번성하였고, 현재는 대규모 중국인 공동체와 생기 넘치는 게이 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대인 거주구역임을 보여주는 표식. 워낙 그랑죠를 많이 봐서.. 저 표시는 -_-;; 그랑죠 표시처럼 보인다.

마레지구에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것 같다. 포르투갈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타일로 만든 벽이 인상깊다.

살짝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쇼핑하는데 여념이 없다. 맛집도 많고 아기자기한 샵도 많은 마레지구는 예전에 uguf 라고 하는 블로거의 홈페이지에 들어왔다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점 찍어둔 적이 있다.

그 블로거의 책이나 글에서 보는 것과는 살짝 다르긴 했지만, 현지인으로서 이곳에 오게 된다면 확실히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음식 냄새도 문화도 분위기도 아무튼 느낌이 색다르다.

이번엔 마레지구의 골목들을 찍어본다. 다른 골목과 크게 다른 분위기는 아니지만, 다른 골목과는 다르게 다양한 인종들과 언어가 섞여있는 분위기다.

그들의 여유와 패션센스. 마레지구에서 다 느껴볼 수 있다.

마레지구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팔라펠집. 팔라펠은 병아리콩 또는 잠두로 만드는 경단같은 것이다. 중동음식중에 하나인데 예전 영국의 샐러드 집에서 일했을 당시 이 팔라펠을 이용한 샐러드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다이어트 용으로도 좋다고 이야기 들은 것 같은데..

마레지구는 생각보다 정말 아름다운 동네였다.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다가 들어가게 된 한 서점.

동성애 관련된 서적들이 유독 많았던 곳이다. 이런 서점들이 아무렇지 않게 있는 도시 파리. 그리고 마레지구. '자유'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기에 충분하다.

이제 슬슬 늦은오후가 되어 짐을 찾으러 파리 북역으로 향한다. 지하철을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조금 걸어 골목을 누빈다음 북역으로 바로가는 지하철라인을 탈 요량이다. (그러나 갑자기 기분이 바뀌어 라데팡스로 향한것은 안비밀!) 정처없는 누빔가운데서 만나게 된 이 노부부와 유모차를 끄는 아빠. 내 마음까지 평화로워지는 기분.

커피 냄새나는 골목, 빵과 디저트가 끊임없이 보이는 파리. 왜 사람들이 파리를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마지막으로 파리의 중심가와 부도심을 한번에 보고 싶은 욕심에 향하게 된 라데팡스의 Pont de Neuilly 역에서 내리면 이렇게 라데팡스가 살짝 보인다. 뒤를 돌아보면

요렇게 개선문도 보인다. 라데팡스는 개선문을 본따 만든 모양이다. 그냥 생각없이보면.. 그냥 네모난 구조물이지만....

직구족의 성지. 몽쥬약국. 까미노에서 바를 선크림을 사러 왔으나 그닥 맘에 드는게 없었다. 부모님을 위해 유리아쥬 립밥부터.. 여러가지를 사려고 했으나..(보통 여기에 가면 사와야하는 물품들이 있다) 가방 무게를 생각하여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선크림의 경우에는 일반 마트가 더 저렴한 경우도 있기에.

 

특이했던 점이라고 하면.. 한국어를 무지 잘하는 프랑스인이 있었다는 것 정도.

해가 지는 시간에 퐁네프 다리에 와보고 싶었다. 이로써 세 번째 방문. 늘 이 시간대에 퐁네프 다리가 가장 예쁜거 같다. 파리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싶어 이 장면을 영상으로도 담았다.

아 진짜 좋다.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그다지 많지 않다.

자 이제 퐁네프 다리도 봤으니 레드와인 한 병 사서 카우치 서핑 호스트집으로 가볼까나.

날짜

2021. 5.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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