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뉴욕에 온지도 보름이 한참 넘어간다.
보름치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운이 참 좋았던거지...
이제 오늘을 마지막으로 이제 혼자서 모든것을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날 물심양면 많이 도와준 지원누나와 나와 브런치를 하는 날
왜 갑자기 이렇게 슬프지? 미안한것도 많은데 다 갚지 못했다는 마음에서일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곧 헤어짐을 준비하기 때문에 더 가슴 아픈 것 같다.
미리 헤어짐을 준비해야하지만 함께하는 내내 마치 헤어지지 않을것처럼 행동하다
그날이 오면 밀려오는 서운함 같은 것.
브런치.
한국에서 아주 유난을 떨면서 뉴요커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던 것.
Breakfast + Lunch 의 합성어로 우리나라말로 굳이 하면, 아점(아침점심) 정도?
보통 뉴요커에게는 주간을 알차게 보낸 자신에게 주는 큰 선물처럼 여기는 시간이라 그런지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시간이기도 하다.
오늘의 브런치는 부자로 소문난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1번선 크리스토퍼 st 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역시나 늦게 일어나버려 부랴부랴 달려갔다.
그냥 츄리닝이랑 반바지랑 모자 푹 눌러쓰고 갔다.
"너 모야~ 홈리스(집 없는 사람) 같애~"
나를 보자마자 누나가 한말이다.
그렇게 후줄근한가? 하하
그렇게 우리는 브런치를 먹으러 슬리퍼를 질질 끌고 갔다.
허둥허둥 길을 찾고 또 찾고 사실상 길은 알고 있었지만 신나게 이야기 하느라 길을 자꾸 엇나가며 브런치 시간이 다 지나가도록 가게를 못들어가고 있다.
그래도 그리니치 빌리지는 길을 잃어도 아름다운 곳이다. 사람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밖에서 브런치를 할만큼 강하다. 역시 뉴요커.
정말 아름다운 벤치에서 도시락 까먹는 기분을
뉴요커들은 매 주말마다 십분 만끽하며 브런치를 하고 있다.
길을 잃다가 아름다운 곳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고
그 아름다운 곳 모퉁이에는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예상대로 어김없이 드라마 같은 것을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길을 한참 즐기다 우리는 MANATUS 라고 하는 브런치 점을 찾아가 식사를 했다.
누나는 달걀프라이와 팬케익,커피 3조각.
나는 벨지움 와플과 커피.
벨지움 와플과 커피가 14.95달러 tax를 포함하고 팁을 포함하면 약 17달러이지만
다소 저렴하다곤 할 수 없지만 오늘은 나도 뉴요커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다
'음. 주간을 잘 보낸데에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슬프다, 메뉴판밖에 안남았어! 음식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신발 직직 끌고 허름하게 가긴 했지만 차려입고 가는 격식있는 자리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편한 복장으로 밥 먹으러 가는 것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너무하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 브런치를 먹어보면 그 값을 한다는 걸 알거다. 그리고 그 비용 안에는 여유를 즐기는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해야하지 않을까?
벨지움 와플에 메이플 시럽을 쭉 얹어서 나이프로 썰어먹는 기분
아마 해본사람만 알거다.
촉촉한 아침의 기분을 한입에 담듯.
정말 행복함이 입속에서 스믈스믈 베어들어온다.
커피가 비워지면 계속해서 채워주는 웨이터, 그리고 사랑스럽게 주문 받는 스페니쉬 아르바이트생. 정말 행복한 한끼가 아닐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누나한테 "행복하다. 맛있다"를 연발했으니 글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한계가 된다. 햇살을 받고 밖으로 나서면 구름 풍성한 하늘이 마냥 맑아보이기만 한다.
정말, 홈리스같구나..
실컷 먹었으니 그 다음은 운동.
우리는 그리니치 빌리지를 나와 5번가로 걷는다. 다른때보다 조금 한적한 5번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우리는 옷 구경을 했다. 저번에 살짝 5번가에 대해서 포스팅 했었는데 참 명품가라고는 하지만 진짜 뉴욕을 느낄 수 있는곳은 5번가가 아닐까 한번 생각해봤다.
서점도 있고, 옷가게는 말할 것도 없고, 디자이너 샾도 많고 위로 올라가면 더 많은 것이 있을거 같아 다음에 한번 더 오기로 한다.
너희들 지금 뭐하는거냐!!!
이제 누나가 보스턴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3시
거의 2시 가까이 되서 누나가 사는 할렘에서 짐을 빼오고 누나를 포트어솔리티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었다. 어솔리티에서 누나를 보내고 나니까
가지마아!! 누나
웬지 뭔가 허전하다.
이제 뉴욕을 나 혼자의 힘으로 다녀야 한다는 두려움?
아니면 외로움?
글쎄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의 아쉬움이 있다.
음.
아무래도 누나한테 빌린 10달러 때문일까?
하하.
'누나! 그동안 고마웠어요, 보스턴에서 맞이해던 타국의 사랑과,
누나에게 많이 배웠던 영어표현들, 그리고 물심양면 여러가지 많이 도와줘서...'
조심히 한국에 잘 도착하길 빌면서,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본다.
이제, 혼자 모든것을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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