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다가온 우연한 약속!

타국생활 보름만에, 요즘 부쩍 한국 사람과의 대화가 그리웠다. 향수병이 도졌는가?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어? 뉴욕에 우리 동아리 사람 좀 있어~"
지원누나의 말에 우리는 급 모임을 결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 후

동아리 사람들이 뉴욕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 모임이 결성이 마침내 추진되어  
뉴욕에서 만나는 두근거리는 날이 왔다!

그 동아리는 경영경제를 공부하는 모임인 YLC(Young Leaders Club), 이번에 우스갯 소리로 뉴욕지부가 탄생했다. 우리 동아리는 전국동아리인 특성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미국으로 날아와 있기도 한다. 

모임 장소는 젊음의 상징인 뉴욕 유니온 스퀘어. 신나게 14번가로 달려와 사람들과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아는 사람이라곤 나와 지원누나 뿐인데, 동아리라는 울타리 안에 있기 때문일까, 초면에도 잘도 친해진다. 

점심겸 저녁은 일단 사이공 그릴에서 먹기로 한다. 사실 본점은 아니고 분점으로 유니온 스퀘어에서 두블록만 내려가면 위치해 있다.


사이공 그릴의 음식 너무 맛있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맛도 있겠거니와 저렴한 가격도 한 몫한다. 런치에 온다면 포 국수가 5$면 먹을 수 있다. 보통은 8$씩이나 줘야 하니 정말 싼 가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끌리는 메뉴 4개를 선택해서 먹었다. 볶음 국수, 새우볶음, 립,볶음밥 등등, 정말 끌리는 것만 먹었는데도 얼마나 배부르고 맛있게 먹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시작한 모임은 밥을 먹고 끝을 맺는구나 하고 아쉬워 하고 있는데

대뜸 J형이 말했다

"2차는 어디갈까?"
"흠.. 시작이구만!" 
오늘 모인 구성원은 J형님,나,지원누나,S양 이렇게 4명의 멤버로
신촌지부,안암지부,충청지부의 모임이다.


우리는 2차를 향하여!!



우리는 여기에 충북대학교 의대를 졸업했다는 의사누님을 초대하여 이스트 빌리지에서 놀기로 작당을 한다. 한잔 해야지 라는 말과 함께 1차는 지훈형이 쏘신 관계로 2차는 우리 부담. 우리는 여기에 와서 한국 식당으로 들어가 바삭한 해물전을 시키고 당근과 오이를 열심히 뜯으며 참소주를 먹었다(다른 소주는 좀 더 비싸더라 그래도 참 소주 한병에 9$ 씩이나 한다) 서로의 인생얘기와 연애 얘기가 열심히 오간다.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한국말들, 마치 홍대에 온듯하다. 우리는 여기 뉴욕 같지 않다고 서로 맞장구를 쳤다.


도저히 뉴욕이라곤 생각하기 어려운 술자리 하하


우리가 이스트빌리지에서 먹고 마시고 한 곳은 '가마'라는 한국주점으로 이스트 빌리지에서는 터줏대감인거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매우고 있었고 밖에 비가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점은 여전히 잘 되었다.

2차를 끝내고 나갔는데 비가 와서 살짝 당황했지만 젊었을때 사서라도 고생을 하는 법.
우리는 3차로 클럽을 가기로 하고 첼시로 향하기로 한다.

밤 10시에 첼시행은 정말 스펙타클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비를 쫄딱 맞고 열심히 뛰어 버스에 탑승하고 실컷 달려 첼시에 도착. 첼시에서도 길을 물어물어 우리는 hiro라는 일본느낌이 풀풀 나는 클럽에 도착했다.

사실 여기는 커버차지가 없으면 실컷 놀아도 0$다. 플로어를 석권하며 공짜로 놀 수 있는 것. 근데 동양인이 많이 보인다. 커버차지가 없으면 참 좋겠건만 하필 그날은 Korean day라고 커버차지를 포함한 입장료가 20$가 부가되어 우리는 클럽은 가지 않기로 하고 근처 까페에서 잠깐 쉬다가 밤 12시가 넘어 해산했다. 12시가 지나니 다들 신데렐라가 되어갔다. 빨리 집으로 가야 한다고, 혹여나 무슨일이라도 생길 수 있다면서..


제일 걱정인건 역시 지원누나.

집이
할렘이다.
물론 집이 바로 125st 지하철역 위에 있다지만.

누나가 걱정되서 데려다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동아리 정모 이제 해산 하기로 했다. 지훈형은 뉴저지로 나머지 두분은 다른 방향으로 각자 떠났다. "다음에 또 봐요!"


지원누나를 데려다 주는 길에 별에 별 사람을 다 본다.

시간이 지나도록 열차가 안오니 연신 이곳저곳에서 fuck! fuck!
아이팟 듣는 흑인 여자에게 아무관련 없는 흑인 남자가 자기 얘기를 귀기울이지 않는다며 연신 "Fucking IPOD"을 외치고 참 희안한 동네이다. 할렘에 도착해서 누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나는 다시 F라인을 타고 브라이언 파크로 돌아왔다.

새벽 2시
나는 브라이언 파크역에서 10분째 오지 않는 지하철을 기다렸다.



어,

평소엔 사람이 많았는데... 오늘 7번라인은 사람이 없다.
어쩌면 당연한건가,
나는 졸다 말다 졸다 말다 하며 플러싱에 도착했다.

역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온다.

그리고 버스는 2시에 이미 끊겼다.
그냥 비를 맞으며 걸었다.

그래도 오늘 맞는 비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사람들에게 힘을 얻어서 일까, 간만에 만나는 한국사람이라서?
아무튼 뉴욕에 있으면서 잘 해보지 못할 경험을 했다.

비는 오지만 오늘의 뉴욕은 그 어느때보다 따듯했다.
고마워요!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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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 8. 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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