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당당하게 밝히는 나의 취향, 난 지브리와 픽사를 좋아하는 무지막지한 매니아다. 애니를 즐기지는 않지만, 지브리 애니는 꼭 챙겨본다.

남들이 보면 얘 뭐야 애니를 가려서 본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겐 그 회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은 나에게 특별함을 주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애정이 이어지는 것 같다.

난 지브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조금은 멀지만 기치죠지로 가서 직접 그 로망을 실현해보기로 했다.  


아침부터 여태까지 비가 온다는 말은 많았지만 다행이도 많이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산뜻하게 집을 나섰다. 그러나, 원래 지브리 미술관은 예약제인데 여태 예약 못하고 있었다. 얼마나 게을렀길래 이거 하나 준비 못했을까 자책을 한다. 사실 이전에 한번 시도 해 본적은 있었다. 로손 편의점으로 무작정 찾아가 기계앞에 섰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제대로 식겁해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돌아섰다. 그렇게 며칠을 쭈욱 손을 놓게 된 것이다.
가이드북을 살펴보니 미타카역 동쪽에 있는 여행사에서 당일권을 끊을 수 있다기에 다른곳을 들렸다가 다시 미타카로 되돌아와서 티켓을 끊기로 한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정한곳은 '에도 건축공원'
가이드북상에서는 공원까지 가는건 힘들다고 되어있는데 예상외로 직접 가봤는데 하루일정에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곳이었다. 바보같이 가는데 조금 헤메이긴 했지만(무사시코가네이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미타카에서 한번 갈아타면 될것을 바보같이 역 밖으로 나와버리기도 했다)....

" 뭐야!! 사철이 아니라 같은 JR이었다니!!"

 다시 눈물을 머금고 무사시코가네이 역으로 간다. 무사시코가네이역에서 북쪽출구로 나오면 2B 승강장에서 에도건축공원(에도다테모노고엔)가는 버스를 타면 5정거장에 닿을 수 있다. 가격은 230엔. 여기서 내려야 하나 확신이 서지 않아 할머니한테 물어봤더니 여기서 내리면 바로 앞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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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건축공원에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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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by 미야자키하야오

공원으로 도착하자 마자 비가 스믈스믈 오기 시작한다. 이곳은 어제도 비가 왔던 듯, 이미 축축한데 맑은 날에 왔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가 싶다.

여튼 조금만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에도건축공원이 있는데 정말 꼭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전통 다다미방을 직접 체험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온 건물을 다 볼 수 있다. 정말 돈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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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사진관이었다. 옛 방식으로 인화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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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다다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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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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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에 나왔던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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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봤던 목욕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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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이도가 보이네요.


여기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정오가 되어간다.
계속 이곳에 미련을 두고 있으면 다른 것도 보지 못하니, 미타카로 서둘러 출발했다.
원래 일정은 2시에 지브리 미술관을 가는 것이였기 때문이다. 다시 미타카를 와서 JTB여행사 가서 당일권 끊으려고 했더니 이제 당일권은 없어졌단다!! 아 이런! 당일권이 없어져 로손에서 당일권을 구입하라는데 이놈의 미타카.. 근처에 로손을 본적이 없다. 지브리 미술관 버스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짜증내는 말투로 미술관 앞에 있단다. 좀 좋게 얘기해주던가!!

아무튼 버스가 200엔 씩.이.나 하는 관계로 미타카에서 내려가면 바로 보이는 카제노산포미치로 걸어가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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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키로 밖에 되지 않고 중간에 표지판이 많아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서 좋다. 이 산포미치를 걸어가서 오른쪽으로 좀 꺽으니 바로 로손이 보인다. 로손에서 롯피라는 머신으로 사야 하는데 옆에 마침 한국어 설명이 있어 잘 따라했다.

처음에 L코드인가 몬가 몰라 당황했는데 30004면 4월 예약 30005면 5월 예약이었던 것이었따! 외국인은 이름은 모두 '사랑(아이)'로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걸 왜 고생하며 뽑고 있었는지...다만 2시껀 12시 전에 예약해야 하고 나에게 남은 티켓은 4시꺼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뽑았다.

그 시간동안 뭘 하지 고민하고 있다가 미술관 갔다오고 나서 가려고 했던 기치조지 공원이랑 역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 기치조지 공원은 미술관 조금만 걸어가면 있는데 호수가 특히 장관이다 호수를 쭉 돌아보는데도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길을 걷다가 외국인이 미술관가는 쪽을 물어봐서 잘 알려주기도 하면서(잘 알아들어주니 다행이다) 촉촉한 공원을 빠져나와 기치조지 역 근처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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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치조지 공원. 촉촉한 길도 운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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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뒷문으로 나가면 이렇게 티티카카 뒤로 기치조지 역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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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요코초를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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쨘 여기는 기치죠지 명물 사토 정육점

허기가 져 이곳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사토정육점의 고로케와 맨치가쯔를 먹으러 갔다. 하모니카 요코쵸(남대문거리 같은 느낌)를 지나면 사람이 없다가 저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음식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사토 정육점.

 나는 고로케 2개와 맨치가쯔 2개를 샀는데 맨치가쯔는 정말 강력 추천이다!! 정말 맛있다. 근데 고로케는 음.... 좀 차가워서 그런지 별로 맛이 없었다. 테이크 아웃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다시 공원으로 와서 비내린 벤치에 걸터 앉아서 나머지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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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어어!!

내 모습이 처량해보였는지 사람들이 계속 쳐다본다. 게다가 먹는데 자꾸 까마귀 날아와서 채가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까마귀 능욕인가...
 뭐 그래도 여의치 않고 까마귀는 우산으로 때려가며 우걱우걱 먹어댔다. 거지처럼 보이는거 보다 배고픈거 해결하는게 더 먼저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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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 지브리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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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자네 왔는감?

기치죠지 공원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도착한 미술관. 근데 아직 1시간 전이라 들여보내주지 않아 벤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입장했다. 입구에서 맞이하는 귀여운 토토로 인형 그리고 1층에는 신기한 파노라마 영상이... 2층에는 작업실이 3층에는 기념품샵이 .. 옥상에는 거신병이 있다. 물론 애들만 이용가능한 네코버스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업실에 들어서면...기분이 이상했다. 직접 그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자니 어렸을때 지브리 만화를 보며 감탄이 가슴에서 전해져온다. 장난 아니다.. 사실적인 그림.. 만화를 전공하는 분들은 오면 참 좋을 듯 싶다.

 입장권도 필름이라서 기념품으로 손색이 없다. 내 로망인 거신병에서 사진찍기는 혼자온 관계로 못 찍나 했는데 직원이 말하지도 않았는데 "제가 도와드릴께요!" 하면서 찍어준다. 찍어주면 음 뭐 그냥저냥 찍어주겠지 싶었는데


이  처자! " 좀 예술로 찍어준다." DSLR좀 만져 보셨는듯? 나에게 어디에 서면 더 잘 나올것이라면서 포인트를 지정해주기 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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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의 로망 거신상. 난 분명히 전생에 라퓨타에서 살았었을꺼야....(이것도 병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여기 기념품샾에서도 마녀특급편 키키에 나오는 고양이 팬던트랑(인형살까 이거 살까 고민하다 메이드인 재팬이라는 이유로 팬던트를 골랐다) 기념 뱃지 샀다. 이거 두개 샀는데 800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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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이렇게 생겼다.

그리고는 다시 산포미치를 걸어(죽어도 버스는 안탄다는 자린고비 정신) 미타카에서 저녁약속이 있는 우에노로 향한다. 슬슬 비가 주룩주룩 온다. 갑자기 퍼붓기 시작한다.

대성이형까지 꼬셔서 제대로 작정하고 가는 돈까스 먹기. 이센이라는 돈까스 집인데 정말 작고 허름한데 80년 전통이다. 사실 1800엔값 못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정말 맛있다. 된장국도 뭔가 좀 다르고 드레싱이랑 돈가스 소스랑 같이 사용하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고기가 입속에서 후다닥 해체가 된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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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이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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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익 나 녹차 되게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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쨘! 냠냠 !!

우에노에서 약간 걸으면 나오는 곳 이로써 우에노는 통합 몇번째 방문인지..
여튼 그 맛에 감동해서 소스를 따로 샀다. 420엔 주고 특제 소스 구입! 기념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집에 와서도 이 소스로 꽤 많은 돈까스를 소비했다) 지브리 마니아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코스는 없으니 한번 들러보는것을 추천한다. 에도 건축공원도 꼭 들러볼것!

날짜

2010. 9. 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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