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가야 한다. 당장 라잇나우, 그러나

- 버 스 가 오 지 않 아 .

때 는 바야흐로 12시경 지원누나가 포트 어솔리티 버스터미널로 한 2시정도 나온다고 해서 그에 맞춰 12시쯤 나갔다. 원래 더 늦게 나갈 수도 있었는데 뉴욕 지하철 24시간 하는지도, 버스도 24시간 하는지도 몰랐던 나는 버스 시간표에서 맨 마지막 24시에 써있는게 분명 마지막차일거다 싶어서 신나게 타고 달렸던 것이다.

그럼에도 참 운이 좋지 지하철을 타면 무조건 직행이니, 어쨌든 시간은 벌 수 있었다. 그 편하고 빠른 급행을 타고 어솔리티 터미널로 향한다. 사실 아무 정보도 없이 나간 것이라 어솔리티 역에서 일전에 누나가 말했던 "사람들에게 그레이 하운드 워싱턴행이 어딘지 물어보아~" 라는 이 지침에 따라 사람들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나의

짧.은.영.어를 입밖으로 끄집어낼 용기가 없었던거다.
그래도 누나가 오기 전에 어떻게든 줄을 서야 했었기 때문에, 웬지 자고 있을듯한 누나에게 미안하지만 전화를 걸기로 했다.
- 전화벨이 울리고.... 대기시간은 길어지고....

빙고.
역시 주무시고 계셨던 거다.
"으응~ 준영아"
"누나 진짜 진짜 미안한데요 우리 어디 경유해서 가는거 맞는거죠? 사람이 많아서 미리 기다리려구 그래"
"응?벌써왔어? 응 우리 경유하는거 맞아~"

자는데 깨워 살짝 미안하지만 경유를 한다는 걸 알아낸후 이곳저곳 다닌 결과 터미널 74번 게이트라는걸 알아냈다. 그리고 그 게이트를 찾아 한 30분정도를 누벼 간신히 찾아냈다. 이놈의 터미널은 왜이렇게 넓은거지... 

시계를 보니 시간은 자정. 왠지 총맞을거 같아 무서웠지만. 최대한 현지인인척 했다.(현지인은 무슨!)

일단, 눈부터 붙이자. 밀린 글 쓰느라 어제 하루를 도서관에서 보냈지 않나, 근데 참 사람일이라는게 꼭 잘려고만 하면 안내원 방송 목소리는 자꾸 잠에서 깨게 한다.

여러분은 그런 느낌 가져 본적 있는지?
- 눈은....

감았는데,
머리는 돌아간다...

윙윙윙~~


결국 잠 한숨도 못자고 그냥 74번에서 서서 기다리기로 하는데,
웩, 사람이 가득차있다. 분명 아까는 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단 말이다!!!!!!!

줄 이 두줄이 뱅글뱅글 끝이 없다 무슨 독일에서 옥토버페스트 축제하는 것 마냥 사람이 소세지처럼 둘둘 말려있다. 

그래도 하는 수 없이 줄은 서야 하니깐 이쁘장한 백인 여자애 옆에 앉았다. 티켓을 보니까 애틀란틱 시티를 가는듯, 음... 카지노에 살아서 참 좋겠구나...하는 순간 이 여자애 갑자기 짐을 놓더니 왠 웰치스 같은걸 사러 돌아다닌다. 음 이쁘기도 하지 날 믿는거구나...(아님 원래 그게 정상적인 행동이거나) 난 짐 놓고 어디 못가겠던데.....

근데 얘가 웰치스를
벌컥벌컥 '쳐.먹.다.가' 잘못해서 떨어뜨려서 '퍽'하고!병이 깨져버린거다. (뭐야 이 기집애!)
유리가 사방으로 파파팍 튀는 장관을 연출, 순간 반사신경이 곤두섰다. 끈적끈적한 음료수 국물은 타일을 타고 다른 승객들의 캐리어를 향해 돌진하는데...
.....

이 미친여자(이제 더이상 이쁘지 않다) 아무 미동도 없다.
적어도 "웁스" 정도는 해줘야지 쏘리도 안하고 이게 왠 어이없는 시츄에이션인지!!!!!
그러고선 그냥 팔장을 끼고 있다.
그 미친여자를 한참을 바라보다가 있었는데 갑자기 아들~하면서 저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
바로 지원누나가 도착!

"누나 분명히 새벽 3시에 온다고 그랬는데 빨리왔네요"
"아저씨가 갑자기 막 밟아대는 통에 빨리 왔어"

근데 누나도 약간 피곤한듯 나와 함께 퀭한 모드였는데 그 시각이 2시 언저리 쯤이었다.
음.

우리가 떠날시간은 3시 30분경이었기 때문에 이제 1시간 30분이면 출발하겠구나 하고 있는데
우리 뒤에도 사람이 갑자기 불어 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미친여자가 줄을 삐딱하게 서는 바람에 원래 우리 뒤에가 진짜 줄인데 줄이 이상해져서 두줄로 갈라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연신
이 게 74번게이트 워싱턴 방면 맞죠? 라고 물어보면서 그 여자 뒤로만 줄줄이 서길래 나도 왠지 다시 확인해보고 싶어 앞에 짧은 머리 여자에게 물어봤더니 이 줄도 74번 줄이란다. 사실 이 게이트가 워싱턴으로 가는 게이트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다시 한번 물어봤더니 아주 친절하게 알려준다. 물론 "I'm not sure"이라는 말을 써서 정확도가 조금 모호했지만 우리의 히어로 지원엄마께서 영어로 물어보고 와서 확실히 74번 게이트를 파악하고 마음놓고 차를 기다릴 수 있었다.

그때 갑자기 어떤 애가 엄마한테 때를 쓰는지 어쩌는지 몰라도 정말 엄청 크게 우는 사태가 벌어졌다. 거의 길바닥에 누울듯 하게.. 떼를 쓰는거 같은데 우리나라에 우리아이달라졌어요를 보는 듯한 상황이었다. 사람들은 연신 아이한테 “닥쳐!”라고 말하고 있는데 엄마는 어쩌할바를 몰라한다.
게다가 직원까지 달려와 엄마한테 따지더니만 급기야 말싸움까지 번졌다. 그런데 뒤에서 사람들도 직원편을 들어 “닥쳐”라고 말한다.
그러더니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 애엄마는 울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면 그래도 조금의 동정론이 있을텐데 이나라 사람들은 절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일단, 아니면 아닌거다.


살려줘! 이대론 죽을거 같아

 
제발....



시간은 흘러흘러
3시 30분이 되었는데
이놈의 그레이 하운드는....
표를 체크하려 하지도 않고 사람은 계속해서 불어난다.
알고보니 그레이 하운드는 예약제이긴 하지만 1년 어느때나 타도 되기 때문에 좌석이 있고 없고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는데...



이게 말이 되냐구!!!!
10분..
20분..

50..분
이제 세기도 귀찮다.
우리와
외국인들은
서서히 쩔어갔다.

"차 언제가..."
"방송이라도 해주던가.. 말도 없고 사람은 불어가고.."

우린 지쳐갔고 이곳저곳에서 FUCK이 연발했다.
급기야 한 외국인은 흥분하기도 했고

중간에 74번 게이트에서
갑자기 70번 게이트로 바뀌면서
사실상 일찍 줄선 이유가 없어질만큼 줄이 흐트러져 버려서 나도 모르게 입에서 FUCK! 이 튀어나와버렸다.
정말 욕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아주 오...랜시간이 지난
아침 7시
우리는 그때서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정말 토를 할뻔했다. 그래도 참 대단한게 그때까지 버텼다는 것도 어떤 사람은 불평도 하지 않았다는것..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짐을 싣고


바로..
뻗어버렸다.

피곤에 취해 헤롱헤롱 해서 4시간 30분을 달린결과
뭔가 흐리다. 마치 내일 당장
"나 비뿌릴꺼에용~"
할듯한 구름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워싱턴 다운타운을 만나게 되었다.

워싱턴의 첫 인상은
"높은 건물이 없어서 안정되어 보인다"
였다.

그레이 하운드 버스터미널은 뉴욕 포트 어솔리티 터미널보다는 백배 조용하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우리는 뇌는 자고 있는데 눈은 떠있는 듯한 아주 붕 뜬 상태로 2블록을 걸어 근처에 있는 유니온스퀘어역으로 향했다.우리가 가야하는 메트로 스테이션 역까지는 1.95달러. 약 4정거장 거리다. 일단 처음에는 역사 규모와 지하철의 깨끗함에 놀라고, 생각보다 도시가 작다는 것에 놀랐다.


워싱턴의 지하철은 너무나 깔끔하다


일 단 처음이니까 개찰할때 살짝 애먹어 주시고 기차를 슝 타고 메트로 스테이션에 도착해서 3블럭 떨어진 호스텔로 갔다. 아직 시간이 일러 체크인을 할 수 있을까 살짝 불안했지만 다행히 가능했고, 자리를 구석에 배치받았으나 지원엄마의 센스로 우리는 창가로 변경하고 짐을 풀고 일단 씻기로 했다.

호스텔은 정말 생각보다 깔끔했고 위락시설 또한 잘 되어있었다. 공고문을 보니 근처 프리 가이드 투어도 많고 영화도 보여주고 참 좋은 것 같다. 살짝 우리도 저 가이드 투어에 끼어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일단 신청인원이 단 한명뿐인데다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을 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그러지 않기로 했다.



호스텔에 도착했다!

모두 씻고 나서 짐을 숙소에 맡긴 후에 지도를 보고 워싱턴을 걷기로 했다.
“와 정말 조용한 동네야~” 라면서 보스턴과 뉴욕과 사뭇 다른 워싱턴에서 즐거워 하며 길을 걸었다. 처음 목적지는 그 이름도 유명한 백악관. 근처에 하얀 건물이 너무 많아서 이게 백악관인가 저게 백악관인가 많이 헤깔리긴 했지만서도 다행히 잘 찾아내었다.
 
투어가 종료되어 내부는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철창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나서 공원에 들어가서 백악관을 등지고 한번 더 사진을 찍었다. 백악관은 호스텔에서 20분채 걸리지 않았다. 호스텔을 정한다면 HI HOSTEL in Washington 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10,11번 Ave 사이에 위치) 걸어서 조지타운도 다 돌아볼 수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에 가는 도중에는 너무 목 말라서 립톤 그린티 1.5리터(!!)를 사서 한손에 들고 마셨다. 한국에서 였으면 관심 받을짓이지만 여기서는 그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CVS에서 음료수를 사고 나와 세블럭정도만 가면 바로 조지 워싱턴 대학이 나온다. 사실 조지 워싱턴 대학을 갈 생각은 아니었는데, 조지 타운에 있는 조지 타운 대학을 착각해서 가게 된 곳이다.


백악관과 조지타운!


음.
일단 비추.
시간 아까우니 가지 않는게 좋겠다. 라고 말하면 학생들 입장으로는 큰 결례일테고,  이쁜 튤립 생화를 보고 싶다면 가보시길(단 4월에 가야하고 “이게 뭐야 망할 블로거!!!” 라고 말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가도 좋다) 어쨌던 조지타운으로 가기 전에 있는 곳이니 거쳐가는 느낌으로 가면 좋다.
워싱턴 시내와 조지타운은 약간 멀리 떨어져 있는데 조지타운까지는 보통 30분을 걷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누나와 나도 서서히 발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조지타운을 들어서는 순간
정!말!로! 예쁜 거리와
정!말!로! 섹시한 누나들을 보며 위안이 되면서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다. 조지타운은 마치 유럽을 보는 것 같은, 일본으로 따지면 일전에 포스팅한 요코하마의 ‘모토마치’ 같은 곳이다. 워싱턴에 오면 보통 네셔널 몰을 많이 보게 되는데 조지 타운도 놓치지 말고 보고 오길 바란다.

조지타운에는 정말 예쁜 상점과 앤틱함을 좋아하는 여성들이라면 핫플레이스. 내가 반했던 곳은 아베크롬비 매장과 곳곳에 퍼져 있는 USED BOOK SHOP 들이다. 그리고 참 예쁜 까페도 많다. 다만 가격이 비쌀 뿐이다. 우리는 살짝 배가 고파서 지원누나의 친구가 말한 U2의 보노가 극찬한 햄버거 집이 있다고 했는데 결국 찾지 못해 포기했다. 어쨌던 그런 곳이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내 친구가 보노가 극찬한 데가 있데 근데 어딘지 모르겠어”
나 : “ 한번 전화해보세요!”
전화 : “ 띠리리리링. 응 난데, 조지타운인데  블라블라 거기가 어디지?”
        “ 그런말 한적 없어!”
        “응? 니가 그랬잖아”
        “니 일본인 친구 아니야?”
        “아 맞다!!! 걔 였어! 근데 연락처를 몰라!”
대충 이런 시츄에이션 이었음.

조지타운에서 실컷 화보촬영을 하고 예쁜 강가와 다리를 지나서(여기 엄청난 명소라고 한다) 강변에서 크루징을 즐기는 사람들과 신나게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제퍼슨 기념관으로 가기로 했는데 너무 멀어서 다음에 가기로 하고 일단 눈 앞에 보이는 건물로 걸어갔다. 사실 저 건물이 뭐야? 왜 건물에 주 이름이 다 적혀있지? 하며 어리둥절했는데 앞으로 가보니까 링컨 기념관이었다. 계단을 올라가니 보이는 링컨 대통령의 동상. 그리고 눈 앞에는 내셔널 몰이 펼쳐져 있다. 누나는 이 곳이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그곳이라며 매우 좋아했다. 네모난 호수도 정말 이쁘지만 옆에 잔디도 장난 아니게 이쁘다. 링컨 기념관에서 내려와서 한국전쟁 추모지에서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님의 화환을 보고 새들이 목욕하는 호수를 지나 신나게 잔디에서 화보를 찍었다. 화보를 찍다가..

“이제 우리 워싱턴 기념탑으로 가야 하는데 너무 멀다...”
“누나 장난 아니게 멀어 그냥 쩐다. 눈으로 볼때는 가까워 보이는데.. 아까 보이던 국회의 사당은 아예 눈 앞에서 사라졌어!”


누나가 찍어준 문제의 화보질...(이러다가 방문자 수 급감하겠구만)



내셔널 몰의 풍경과 링컨 기념관



 
6.25 전사자 추모지


 
부....부럽다!!! 커플당 녀석들



 
내셔널 몰 전부 다 내꺼 인증!


그래도 우리는 오늘 빡세게 다녀야 했다.
내일부터

워싱턴에는
선더스톰(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오신다고 하니깐 말이다.
살짝 구름이 끼면서 비가 오려고 하는 포즈를 취해주시는 우리의 구름님.

우리는 이날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무튼, 둥그런 신전 모양의 호수를 지나서 우리는 겨우 워싱턴 기념탑에 도착했다. 석조물로는 미국에서 제일 크다고 하는 이곳, 전망대까지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로 70초면 오를 수 있고 위에서 바라보는 워싱턴이 그렇게 좋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5시경이었기 때문에 이미 엘리베이터는 운행하지 않아 다음날에 가기로 하고 언덕을 내려와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온다.


이곳은 워싱턴 기념탑, 누가 싸이월드 이 사진을 보고 그랬다
"넌 왜 상반신만 찍냐"

...야 굳이 그렇게 리플남기지 않아도 되잖아!!!!!




가다가 지나친 흑인들이 하는 작은 델리를 지나치지 못한 우리는 비싼돈을 주고 아이스크림을 먹었지만 간만에 먹는 주전부리에 행복해하며..... 절대 가지 못할거 같았던 국회의 사당으로 향했다. 국회의 사당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기나야 닿을 수 있는데 중간에 잠시 짬을 내어 워싱턴 국립 자연사 박물관에서 유명하다는 호프 다이아몬드를 살짝 보고 신나게 걸었다.


스미스소니안 자연사 박물관 풍경.
저것이 바로 이 박물관의 자랑 Hope diamond!

헉헉대다가 한 20분을 걸었을까 국회의 사당에 도착했다.
잠시 멍해진 우리들, 네모난 호수가에 있는 계단에 털썩 주저 앉아서 정말 오기 잘했다면서 국회의사당의 노을을 감상했다. 그리고 우리의 기념사진과 자전거를 타고 여행 온 외국 아주머니의 사진을 찍어주고 

꼬르륵, 슬슬허기가 져서 차이나 타운으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다리는 아파서 제퍼슨 기념관은 일단 다음날로 패스하기로 하고 차이나 타운으로 향한다. 차이나 타운도 결코 얕볼만한 거리는 아니다. 나나 지원누나나 둘 다 익스트림 여행도 가능한 체질인데 누나는 발에 물집까지 잡히고 장난이 아니다. 여기 차이나 타운에 도착하니 규모도 다른 도시보다는 꽤 작은 것 같고 다른데 보다 가격도 비싸다.


일몰에 가면 더욱 아름다운 국회의사당, 하지만 걸어가기엔 조금 힘들더라.


차이나 타운에 도착!!

빙글빙글 돌다가 정착한 곳은 워싱턴 포스트지에서 극찬을 하셨다는 중국 음식점이다. 사람들이 줄을 서있고 난리다. 나는 국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싶어 상해의 다이펑 같은 국수를 시키고 누나는 닭이 들어간 볶음밥을 시켰는데 중국 특유의 비린 냄새 때문에 약간 실패. 누나는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내가 한번 먹어봤는데 정말 비리긴 비렸다. 아무튼 나름 배는 채웠지만 또 배가 고플것을 대비해서 근처 편의점에서 먹을걸 좀 사가지고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슬슬 빗방울이 떨어지는걸 보니 곧 비가 올 듯 싶었다. 비는 온다 쳐도 더 큰 문제가 숙소에서 지도를 가지고 나오지 않아 길을 헤메기 시작했다. 숙소는 가야 하는데! 큰일이다!
그런데 할렐루야, 그 순간 지원누나를 맘에 들어한건지 몰라도 근처 호텔 프론트 직원이 우리쪽을 보고 손 인사를 하길래 맞장구 쳐줬더니 뭐 도와줄게 있냔다.
그렇게 결국 도움을 받았고, 지원누나는 으쓱으쓱! 나는 찬밥.

그래, 난 솔로당이니깐. 쳇.

휴, 아무튼 하루 종일 걷느라 나는 정신적으로 누나는 발에 물집까지 생겨서 큰일이다.
그래도 이 한적한 밤에 숙소까지 돌아온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듯 싶다.


워싱턴의 첫 느낌, 뉴욕보다는 덜 상업적이고 도시 정비도 훨씬 깔끔한 느낌이었다. 보스턴에서는 뉴 잉글랜드적인 회색빛깔의 항구도시의 느낌. 뉴욕은 상업과 경제가 공존한 도시, 워싱턴은 행정적으로 많은 건물이 있는 만큼 어느곳보다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 컸다.

너무나 즐거웠던 워싱턴의 두근두근한 하루, 앞으로 우리에게 일어날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채 우린 포근함에 눈을 붙였다.



날짜

2010. 8. 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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