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5/2014 (2일차) Roncesvalles > Zubiri

 

(사진은 리짜!)

 

하쿠나 마타타가 적힌 돌덩이에 모인 사람들은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때 그리스에서 왔다는 리짜와 한국계 미국인 브렌을 만났다.

 

리짜는 독일어도 하고 영어도 곧 잘했고, 브렌은 한국어를 들어봤지만 해본 적은 없어 영어만 할 줄 안다.

 

"우리 부모님은 나한테 화날때만 한국어 쓰더라?"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걸으니 금방 Zubiri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은 뭘 해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도착하는 알베르게에 키친이 있다면 모두 같이 스테이크를 해먹자는 결론을 모았다. 데이빗은 예전에 피레네에서 불렀던 핫초콜릿 노래가 아닌 스테이크를 주제로 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Zubiri에는 역시 데이비드와 사비나가 살짝 늦었고 나와 다니엘이 제일 빨리 도착했다. 방 배정을 받고 샤워를 한 후 키친을 먼저 확인했다.

 

작긴 하지만 사용하기엔 충분한 크기었다.

처음으로 마을에 있는 슈퍼마켓으로 간다. 리짜와 브렌도 합류해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스테이크용 고기를 산다. 마침 스페인어가 가능한 데이빗이 척척 필요한 것을 산다. 푸에토리코에 살면 스페인어와 영어 2개 국어는 기본으로 된다던..

 

필요한 것을 모두 산 후 우리는 다함께 키친에 모여 감자를 깎고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냄새가 퍼지면서 모두 그 새를 못참는다.

 

"저기 감자가 익으려면 족히 40분은 필요해!"라고 했더니 배고픈 다니엘은 궁시렁궁시렁 배가 고프다며 떼를 쓴다.

 

그렇지만 우리는 맛있는 와인과, 스테이크를 단 돈 4유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정말 너무 맛있어서 잊지 못할 맛이다. 이 맛을 내는데는 데이빗의 공이 정말 컸다.

 

알고봤더니 데이빗은 발효과학을 공부하고 맥주 양조장을 거쳐 셰프도 했었단다. 정말 진지한 얼굴로 생선을 구울때 올리브 오일과 옥수수 기름을 어떻게 환상적으로 섞는지 얘기 해주는데 그 진지한 표정이 정말 재밌었다.

 

이날은 날씨가 좋아 걷기도 좋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함께 요리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까페 앞에서 아무 생각없이 통성명을 했던 순례자들은 이 후 장장 30일간 부단히도 마주치고 인사하는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대도시 팜플로냐가 이제 코앞이다. 빨리 카메라를 복구해서 이 생생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고 싶다.

날짜

2021. 5.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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