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던 백련사.
백련사 미션을 계획하기 전날 우리는 여행자로써 백련사에서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의논했다.
마음의 안정?
미래에 대한 확고한 계획?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사찰에서 우린 뭘 발견해야 할 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재훈이가 한마디했다.
"그럼, 소리만 들어도 안정과 정리가 되는 백련사의 아름다움을 담아봐요"
눈이 번쩍 뜨였다.
우리는 백련사에서 특히, 소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눈을 감고 투명한 마음을 비출 수 있고 소리만 집중해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예전에는 MT로 와봤었던 가평역. 이제는 많이 변해있다. 정말 여기가 가평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이제 기차보단 지하철이 다니는 가평역. 하지만, 약간 익숙치는 않은 풍경이다. 예전에 이 근처에는 마치 할머니 외갓집 가는 듯한 풍경이 참 맘에 들었었는데 말이다. 가평에서 하면으로 가는 경치를 감상하며 입구는 변했지만, 아직은 남아있는 가평의 정취를 느끼면서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백련사로 향한다.
하면 현리에 도착하면 맨 먼저 만날 수 있는 시골의 정취. 그리고 휴가나온 많은 군인들. 깊숙히 들어가면 시장이 있을 것 같은 풍경이다. 백련사는 이곳에서 택시를 타면 1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니 만큼. 교통편은 꽤 좋다. 분명 그곳에 계곡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우리는 근처 마트에서 시원한 수박과 가평의 특산품 잣막거리를 몇개 가지고 택시에 올랐다.
택시는 굽이굽이 산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하고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부드럽게 올라간다. 그리고 저 멀리 숲사이로 비치는 기와지붕.
그래, 여기가 바로 백련사다.
역시 생각했던 만큼 아담한 사찰이다. 백련사 홈페이지에 가면 이렇게 소개되어있다.
백련사는 창건한지 얼마 되지 않는 사찰이지만 경관이 매우 빼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백련사 뒷편에는 유명한 축령백림(잣나무숲)이 우거져있고, 가을에 오면 분명 이보다 더 빼어난 장관이 나타날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있다.
백련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 25교구 봉선사의 말사로, 창건이 오래지 않고 산중 깊숙히 자리하지는 않았으나 울창한 잣나무숲으로 둘러쌓인 매우 소담한 절이다.
처음 이 절을 창건할 때 도량창건의 원력을 세우고 백일기도를 하던 중 꿈에 부처님께서 절터를 보여주셨는데 꿈을 깬 뒤 현재의 백련사 터에 와 보니 꿈에 본 것과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백련사는 앞으로 멀리 용문산과 명지산이 보이고 가까이로는 대금산이 자리하며 좌로는 운악산이 우로는 천마산이 뒤로는 축령산과 서리산이 있어서 마치
흰 연꽃 속에 파묻힌 형국이어서 절 이름을 백련사라 하였다 한다.
절뒤의 축령산(祝靈山)은 말 그대로 신령에게 비는 산으로 부처님께 기도하는 산이다. 또한 축령산을 뒤집으면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하셨던 인도의 영축산이 되니 이곳이 바로 부처님께서 상주하시는 도량이 아니겠는가?
창건이 오래되지 않은 절이라 보물이나 문화재는 없지만 여느 절에 비하여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는 절이다. 전각들은 단청을 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특히 대웅전 중앙 천장위에 모셔진
참제업장십이존불(중생들의 죄업을 참회받으시고 증명하시는 열두부처님)은 다른 절과는 다른 독특한 부분이니
꼭 확인하고 참배를 하기 바란다.
꼭 확인하고 참배를 하기 바란다.
절에서 뒤쪽으로 20여분을 올라가면 가평 팔경의 하나인 축령백림이 나오는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람드리의 잣나무 숲이 사방 4킬로미터에 펼쳐져 있어서 그대로가 천연삼림욕장이다. 또한 뒤쪽의 서리산 정상부근에는 100여년 된 굵기가 어린아이 팔뚝만 하고 어른키가 훨씬 넘는 철쭉군락이 있어서 봄이면 철쭉구경과 함께 두릎, 고사리,
취나물 등을 채취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도량이다.
백련사는 현재 각종 기도와 일요법회, 그리고 불교대학과 경전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을 이용한 시민선방과 주말 수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한시간여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백련사는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지역주민과 서울 시민들을 위한 심신의 휴식과 수행과 기도의 도량으로 거듭 날 것이다. (백련사 홈페이지 발췌 http://www.baekryunsa.org)
백련사는 창건한지 얼마 되지 않는 사찰이지만 경관이 매우 빼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백련사 뒷편에는 유명한 축령백림(잣나무숲)이 우거져있고, 가을에 오면 분명 이보다 더 빼어난 장관이 나타날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있다.
맨 윗사진은 삼성각으로 보고 있기만해도 자연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 사계절 모두 분명 아름다운 모습을 꾸준히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랫사진은 템플스테이 수련관.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이루어져있다. 아름다운 한옥양식에 깔끔한 시설로 이루어져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큰 친절을 베풀어주신 종무소 보살님. 우리가 이곳에 올때까지 영상 촬영도 허락해주시고 곳곳에 있는 시설도 소개해주시며, 배가 고픈 우리들을 위해 손수 공양도 알아봐 주셨다. 마지막 내려갈때 까지 배려해주셔서 백련사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탈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이 시설 1층에는 발우공양을 하는 밥 그릇과 남녀를 구분짓기 위한 칸막이, 수행을 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되어있다. 한옥으로 지어져서 그런지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마루가 너무 맘에 들었다. 에어컨 하나 없는 이곳인데 자연의 바람이 이렇게 시원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템플스테이 시설에서 바라본 모습. 정말 조용한 상태에서 가만히 눈을 감으면 다양한 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우리는 이곳에서 미닫이 문을 여닫는 소리, 마루를 걷는 소리등을 떠올려 낼 수 있었다.
이곳은 2층에 위치한 서재, 바람이 들어오기에 딱 좋은 곳에 창문을 내어 바람이 오른쪽으로 들고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나무 향내와 함께 다기도 구비되어 있어 차한잔 하기 좋은 공간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온기를 느끼는 소리와 마음을 채우는 소리, 구름의 소리, 바람의 소리 등등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잠깐 이곳에 누우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대웅전에는 주지스님과 함께 예불을 드리고 계셨다. 경건한 분위기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들은 우리의 마음을 맑게 했다. 염불을 외는 소리와 목탁두드리는 소리가 함께하여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내 마음에 큰 울림을 가져올만한 대단한 울림이었다.
나는 그 울림을 눈감고 들어보며, 내가 반성해야할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다시 비워냈다.
처마 끝에 자연의 힘으로 반동하는 물고기의 울림,
쪼르르 떨어지는 청아한 물줄기의 울림.
나는 어느덧 마음의 소리를 느끼고 있다.
우리는 점심공양을 하러가기 전 또 하나의 소리를 발견했다.
정말 예상치 못했던 소리.
멀리 풀밭에서 "야옹~ 야옹"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 들어서는 분명 큰 고양이는 아닐 터
풀 밭을 뛰쳐나온 고양이는 정말 갸냘프고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였다.
우리는 귀여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우리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잘 따라줬던 백련사의 고양이.
스님은 저 아래에 강아지도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눈에는 요 조그마한 고양이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백련사 친구의 소리.
공양하러 가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장독에서 익어가는 마음들을 보고
조미료 하나 들어가지 않은 절밥을 먹는다.
절 식구들이 우리에게 밥을 퍼주며 덕담을 해주고, 수박이며 밥이며 더 챙겨주려 하시고,
이윽고 절에서 빚은 떡을 우리에게 한아름 안겨주신다.
배고플때 먹으라면서, 갑자기 찾아온 이방인을 웃음으로, 마음으로 맞아주신다.
다시한번 마음이 내 안이 맑아진다.
백련사에 있는 연꽃, 백련. 개구리가 뛰어놀고 찬란히 햇볕을 반사하는 중.
영식이는 한동안 이곳에 매료되 사진을 찍는데 열중한다.
여기서 반사되는 햇볕은 다시 구름으로 쏘아올려지고,
구름은 흐르고 흐른다.
들리지는 않지만 우리는 구름의 소리를 짐작한다.
정적이 흐르는 백련사는 바람이 화음을 만들어 낸다.
바람은 나무를 스치고 그 스치는 소리에 따라 새들이 노래하고, 계곡은 그 리듬을 타고 흘러내린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계곡의 소리.
수련관에서 정면을 보고 미닫이 문을 활짝 젖혀보았다.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빛줄기가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람이 눈가에 스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음이 열리는 소리.
우리는 이 광경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너무 아름답다.
와아. 너무 행복하다.
우리는 계속해서 소리에 집중하며 백련사 경내를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한 블로그에서 백련사 뒤에 거대한 잣나무숲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을 찾기로 했다.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길을 찾아 헤메었다.
그러던 도중 동행한 재훈이와 영식이가 신발째 진흙탕에 빠져버렸다.
보통같으면 빠질 때 '아이씨'라고 할 수도, 진득히 짜증을 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웃음을 지었다.
"짜증나지 않아?"
"아니, 괜찮아. 어차피 씻고 말리면 되는걸"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깨끗히 씻고 축령백림을 찾으러 떠난다.
길을 헤메이고 헤메이다 할머니께 여쭤보았다.
"아이고, 그렇게 가는게 아니라 절 입구 밖에 길이 하나 또 있어~"
"아 그래서 저희가 헤메었던거군요!"
"학생들 갈때 모자를 쓰고가~ 내가 빌려줄텐께"
우리는 죄송한 마음도 있고 해서 거절하고 나왔다.
등돌리고 길을 가는 우리에게 할머니는 계속 외치셨다
"모자를 쓰고가~"
그 이유는 길을 올라가며 알 수 있었다. 백림까지 가는 거리에는 우리를 막아줄 나무가 없이
그대로 햇빛을 쬐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
30분을 오르면 보이는 축령백림은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우리가 지나치진 않았던 걸까?
비탈길을 등지고 걷기도 해보고
아래에 보이는 가평의 풍경을 보면서 감탄도 해본다.
그러나 시간은 부족해오고 쉽사리 축령백림은 나타나지 않는다.
한 50분을 걸었을까.
우리는 다시 하산하기로 한다.
정해진 시각에 버스를 타러 나가야 하기 때문.
나중이 되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조금만 더 올랐으면 축령백림이라 한다.
아직 우리는 더 성장해야 하나보다.
<출처> 백련사 템플스테이 DAUM까페 / 이곳이 축령백림이라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올라야 겠다고 마음먹는다.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며 하산한다.
택시를 타고 이곳으로 올라오며 미리 봐둔 계곡에서 먹을 수박한통과 가평 잣막거리를 주섬주섬 챙기는데
저멀리서 빵빵하며 차 한대가 벤치 앞에 섰다.
"타세요~~"
백련사에서 길을 나서는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호의.
우리는 감동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백련사에서 내려오는 계곡에 짐을 풀고 우리는 산을 오르며 노곤했던 피로를 씻어본다.
잣막걸리와 함께 건배를 하고 다영이는 맨손으로 수박을 두갈래로 쪼개어 우리에게 내밀었고
너무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구며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쌓인 백련사와
시원한 계곡을 난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나를 일깨웠던 그 소리도..
계곡을 떠나며 강아지와 교감하며 작별인사를 한다.
백련사 초입에서 바리케이트로 갈라지는 곳이 축령백림으로 가는 길입니다.
031-585-3855(종무소 전화번호)
경기 가평군 상면 연하리 30-4
http://www.baekryunsa.org/
템플스테이에 관한 정보는 이곳에 자세히 게시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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